베니스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큐멘터리는 올해 처음으로 경쟁부문에 포함됐다. 주최국인 이탈리아 영화가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것은 1998년 지아니 아멜리노 감독이 '우리가 웃는 법'(Cosi Ridevano)로 수상한 후 15년만이다. 로시 감독은 이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밴을 타고 3년간을 길 위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는 수상 직후 "다큐멘터리로 이렇게 중요한 상을 받게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사크로 GRA'와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의 이야기를 다룬 '언노운 노운'(The Unknown Known) 등 2편의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총 20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로시 감독은 다큐멘터리가 다른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최고상을 차지한 것에 대해 "저수지의 문이 열렸다"는 말로 다큐멘터리의 시대가 왔음을 기뻐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다음달 열리는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성스러운 도로'라는 제목으로 초청돼 국내 관객을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베니스영화제 2등상에 해당하는 은사자상(감독상)은 '미스 바이올런스'(Miss Violence)를 연출한 그리스 알렉산드로스 아브라나스 감독에게 돌아갔다. '미스 바이올런스'는 남우주연상(테미스 파노)도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어 스트리트 인 팔레르모'(A Street in Palermo)의 엘레나 코타가 받았다.
또 심사위원 특별상은 독일 필립 그로닝 감독의 '더 폴리스 오피서스 와이프'(The Police Officer's Wife)가 수상했고, 각본상은 '필로메나'(Philomena)의 스티븐 쿠건과 제프 포프가 받았다. 심사위원대상은 대만 차이밍량(蔡明亮) 감독의 '교유'(Stray Dogsㆍ떠돌이 개), 신인배우상은 '조'(JOE)의 타이 쉐리던에게 각각 돌아갔다.
한편 지난해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던 한국영화는 올해는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올해는 조재현ㆍ서영주ㆍ이은우를 주인공으로 한 '뫼비우스'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