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최고의 공신인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 하지만 정작 자신의 선거에서는 낙선한 ‘패장(敗將)’. 지난 9일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에 나섰다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이 의원이 10일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심경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팬 클럽인 ‘JOY’회원들에게 “텅 빈 유세차를 아들과 타고 낙선인사를 도는데 참고 참았던 눈물이 그냥 쏟아졌다”고 서글픔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4월9일은 참으로 서러운 날”이라고 고백했다. 이 의원은 “정치 입문 12년만에 정권도 교체했고 대통령도 만들었는데 내 역할이 여기까지인지, 아직 남아 있는지는 JOY님들이 판단할 때”라며 거취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낙향해서 정치와 단절하느냐, 재기를 도모하느냐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지지자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직전 당내 공천파동 등의 역풍이 불고 자신이 책임론의 한 복판에 서 있었던 점을 감안한 듯, “성난 민심의 바다는 사실은 조각배인데 거대한 함선인 줄 알고 침몰시켜 버렸다”고 억울함을 표시했다. 당내에서는 이 의원이 일단은 칩거에 들어가겠지만 전당 대회 등을 전후해서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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