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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에서 벌써부터 4ㆍ29 재보선 이후 권력구도에 대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차기 원내대표를 비롯해 각 시ㆍ도 당위원장, 내년에 치러질 당 대표 선거에 이르기까지 당내 권력지형이 대대적으로 재편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 재편 움직임에는 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대오를 갖추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장 재보선 선거 이후 가장 먼저 치러질 원내대표의 경우 친이명박계로 4선인 안상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해 정권출범 초기까지 원내대표를 역임한데다 거대 여당을 아우르고 이끌어갈 강력한 돌파력을 보여줄 것으로 평가돼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야당이 사사건건 반대하면서 국회가 지지부진하고 이에 따라 정부정책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원내대표를 한 차례 역임한 분이 다시 나와 여당 지도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중순 이후 치러질 각 시ㆍ도 당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물밑경쟁도 가시화하고 있다. 내년도 지방자치단체장 공천을 비롯해 전당대회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내 관심이 크다. 가장 중요한 지역인 서울시 당위원장에는 조만간 임기가 끝나는 홍준표 원내대표가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친박계에서는 재선인 진영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홍 원내대표의 서울시 당위원장 출마는 결국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당 대표 출마를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친박계로서는 내년에 치러질 당 대표 장악을 위해 시도당위원장 자리 선점이 절대적이어서 홍 원내대표의 출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 분위기로는 친이계인 장광근 의원에 이어 홍 원내대표가 서울시 당위원장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경기ㆍ강원ㆍ경남 지역은 친이계가, 부산ㆍ대구 지역에서는 친박계가 시ㆍ도 당위원장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강원 지역 도 당위원장으로는 각각 정병국(3선), 허천(재선)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경남에서는 친이명박계인 김정권(재선)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부산의 경우 친박계인 유기준(재선)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며 대구에서는 당내 주류로 분류되는 이명규(재선) 의원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인 서상기(재선) 의원의 연임설이 흘러나온다. 가장 주목되는 당 대표에는 지난달 말 미국에서 귀국한 이 전 최고의원이 10월 재보선을 거쳐 당 대표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이는 지금의 박희태 대표체제보다 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의 최측근이 당을 책임져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이 국회 입성에 성공한다면 비록 친박계가 견제하더라도 무난히 당 대표에 당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친박계인 부산 지역의 한 3선의원은 "친이계가 박근혜 전 대표를 진정 국정동반자로 생각한다며 화합형 권력구도를 고려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반발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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