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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훈풍… 이달 타결 가능성

유로그룹과 협상서 고무적 신호

5년간 긴축에도 경기침체 심화

"채무 경감 등 타협 필요" 지적도


그리스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5년간 이뤄진 구제금융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경제의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채무경감 등 보다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실무단과 그리스 간 협상에서 고무적인 신호가 있었다고 협상 참여자들이 전했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지난주 말 협상이 진일보했으며 이달 중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약 8조4,000억원) 지원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유로그룹 회의에서는 그리스 개혁안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채권단이 합의를 거부해 협상이 불발된 바 있다.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간 실무협의는 4일 재개될 예정으로 노동과 연금 개혁 등 몇 가지 쟁점에서 여전히 양측의 의견차가 있어 협의는 6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있다.

그리스가 채권단과의 이견을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합의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와의 협상이 터닝포인트에 이르렀다고 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가 현재까지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오는 12일 국제통화기금(IMF)에 7억7,000만유로(약 9,316억원)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유로그룹 정례회의가 열리는 11일 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리스가 지난 5년간 실시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으로 긴축정책을 펴왔으나 오히려 경기침체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그리스의 정부지출은 구제금융 직전인 2009년 1,247억유로에서 지난해 884억유로로 30%가량 줄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강도 긴축으로 그리스 경제가 활기를 잃어 국내총생산(GDP)은 2009년 2,374억유로에서 지난해 1,791억유로로 25%나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을 주도하고 있는 IMF 출신 인사들도 그리스는 개혁 실시로, 채권단은 상당한 채무 경감과 추가 긴축 중단으로 타협해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2011∼2014년 IMF 유럽국장으로 그리스 구제금융을 직접 지휘한 레자 모가담 현 모건스탠리 부회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그리스가 대규모의 재정 구조조정 등으로 이미 엄청난 노력과 희생을 했지만 국가채무는 GDP보다 오히려 늘어 성과는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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