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임 제한 철폐를 골자로 한 베네수엘라 헌법 개정안 국민투표가 2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된 가운데, 우고 차베스(53ㆍ사진) 대통령은 국민들이 개헌안을 찬성해 자신을 선택하면 오는 2050년까지 통치하겠다는 장기 집권 야욕을 드러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 연임 제한 철폐와 1년 임기 연장, 대통령의 중앙은행 통제권 보유 등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국민들에게 물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자신의 종신 집권을 가능하게 해 주는 개헌안을 지지해줄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차베스는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연임 제한이 철폐되면 2050년까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이 국민투표에 개입하려 할 경우 미국으로의 석유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30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마지막 집회에서 “미국이 국민투표를 방해해 베네수엘라의 안정을 해치려 한다면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미국에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의 모든 유전을 보호하기 위해 군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200만배럴의 원유생산량 중 약 6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차베스는 “개헌에 반대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기대려는 것”이라면서 “개헌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지지표를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민투표는 부시 대통령에게 또 한번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자리”라면서 “이번 국민투표가 사실상 전투와 같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차베스 대통령이 ‘21세기형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주창하며 내놓은 개헌안은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수십억 달러의 외화를 대통령이 직접 관리하며, 지방 주에 중앙정부가 관할하는 연방도시나 연방지역을 설치하는 한편 대통령 직권으로 특별 군사지역을 두도록 하는 규정을 둬 지방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를 강화했다 . 차베스 대통령은 또 1일 최대 노동시간을 6시간으로 제한하고 새로운 형태의 공동재산 설립, 천연가스와 석탄 산업의 국유화, 군대의 일부분으로 구성되는 인민민병대의 창설 등을 제시했다. 한편 AFP통신은 현지 민간 여론조사기관들의 조사를 집계한 결과, 개헌 반대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콘술토레스라는 여론조사기관의 예상으로는 찬성이 30.8%, 반대가 44.6%로 반대 여론이 우세했으나 또 다른 여론기관의 조사에서는 45% 대 46%로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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