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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에서 느끼는 옛 선비들의 정취

국립국악원,‘연희 풍류극장’개관


노래와 춤, 거기에 익살스런 재담(才談)과 연기를 더해 관객의 흥을 돋우는 공연예술을 연희(演戱)라 일컫는다. 흔히‘놀이’‘놀음’‘굿’으로 불리는 것들이 모두 전통 연희에 속한다. 옛 선조들의 멋과 흥취가 한껏 묻어난 전통 연희를 원형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극장이 들어선다.

국립국악원은 26일 서울 서초동 우면산 자락에 전통 연희 전용극장‘연희풍류극장’을 개관한다. 이 극장은 지하3층 지상1층 연면적 2,726㎡ 규모로 1,300석 규모의 야외 원형 공연장‘연희마당’과 한옥을 본떠 만든 130석 규모의 최초 실내 좌식 공연장‘풍류사랑방’을 갖췄다.

국립국악원은 국악의 올바른 계승을 위해서는 서양식 극장으로 전통 방식의 공연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닫고 지난 2010년 연희전용극장 건립을 위한 설계비 예산을 확보, 같은 해 4월 연희전용극장 건축현상설계공모를 실시했다. 제이유건축사사무소의 당선작을 토대로 2011년 9월 착공에 들어가 지난달 3월 건립을 완료했다.

실내 좌식 공연장인‘풍류사랑방’은 옛 선비들의 풍류 음악 공간을 옮겨와 현대화한 극장이다. 전통한옥의 창살과 마루, 황토벽 등을 주요 소재로 했다. 관객석을 마주하며 돌출된 무대와 넓은‘ㄷ’자 형태의 좌식 객석을 갖췄고, 객석은 뒤로 갈수록 기울기가 높아져 관람객의 시야가 확보된다. 관객은 신발을 벗고 입장한다. 마이크 등 음향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연희자가 내는 소리의 울림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연희마당’은 산자락에 자리 잡은 야외 공연장으로 사계절의 정취와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전통 놀이판과 같은 둥근 마당과 객석을 조성해 관객의 집중도를 높였다. 6개의 조명타워를 갖춰 야간에도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새롭게 들어선‘연희풍류극장’은 26일 개관 행사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공연을 마련했다.

27일부터 5월 18일까지 매주 토요일에는 봉산탈춤보존회, 남사당놀이보존회,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등 12가지의 연희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팔도연희유람’이 ‘연희마당’에서 펼쳐진다.‘풍류사랑방’에서는 30일부터 5월10일까지 매일 저녁 7시30분(일요일 오후 4시) 안숙선 명인 등 모두 54명의 국악계 중요무형문화재 및 원로 등이 출연하는‘열흘 밤의 꿈, 몽십야(夢十夜)’가 관객을 찾는다.

이동복 국립국악원 원장은“연희풍류극장 개관으로 국악 공연이 정형화된 무대 위에서 보고 듣는 대상화된 음악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 터전인 마당에서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음악과 춤을 향유 할 수 있게 됐다”며“우리 음악, 우리 춤으로 바쁘고 복잡한 도시의 일상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도심 속의 안식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진=풍류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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