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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씻고 씻어도 가족 만지기 두려워"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인터넷 글 화제… "바이러스 덩어리 취급" 억울함도

"하루 종일 치열하게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하고 바이러스와 싸우며 일하고 집에 돌아왔지만 아무리 깨끗하게 나를 씻어내도 어린 자녀와 가족들을 만지기가 두렵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돼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소속 간호사가 올린 글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마스크의 도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이 글은 삼성서울병원 소속 암병원의 한 간호사가 작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 대형병원은 한순간에 바이러스의 소굴로 전락했고 이제 그 병원 일대는 바이러스 오염지역으로 여겨진다"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이글은 "세상 사람들 불구경하며 이러쿵저러쿵 소문만 만발할 때 불구덩이에 직접 뛰어들어 불속에서 사람을 구하는 소방관처럼 의료진은 매일 바이러스가 있는 불구덩이에 뛰어들어 환자들을 살려내고 예전과 변함없이 돌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글은 또 "메르스 전쟁터에서 함께 바이러스와 싸우던 전우들이 어느 날 전장의 이슬로 사라져 하나둘씩 접촉자로 격리되어 연락이 두절돼가는데 그다음 차례가 내가 될까 두렵다. 사망자가 나오는 마당에 내 목숨 내걸고 일하는 것이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나로 인해 내 가족들마저 회사와 학교에서 사람들이 바이러스 덩어리인 양 취급하며 수군거리는데 어찌 억울하지 아니하겠는가"라며 메르스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주변 시선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울러 "최대 피해자인 병원과 의료진이 최대 가해자인 것처럼 다루는 이 현실이 매우 역설적이고 참담하다"면서 삼성서울병원이 집중비난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글은 "오늘도 메르스 현장에 있는 의료진의 무사귀환과 건투를 빈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암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맞다"며 "메르스 사태로 병원 직원들이 지치고 힘든 상황이라 이 글을 보고 직원들 모두 힘을 내자는 뜻에서 병원 내부 게시판 등을 통해 공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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