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현지 언론 및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중국은행감독위원회(CBRC)로부터 신용카드 발행승인을 받아 연내 개인과 법인카드를 발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외국 은행들이 본토에서 신용카드 사업을 할 경우 현지 은행과 합작,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카드를 발급하도록 규제해왔으며 외국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홍콩 3위 은행인 뱅크오브이스트아시아(東亞銀行)에만 독자적인 신용카드 발급을 허용했다. 또 모든 결제는 차이나유니언페이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해왔다.
앞서 지난달 중국 내 투자은행 업무를 위해 동방(東方)증권과의 합작증권사 설립 예비인가를 받은 씨티그룹은 신용카드 발행허가까지 받음으로써 중국 금융시장 진출의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고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금까지 상하이푸둥발전은행과 공동으로 신용카드 업무를 해왔다.
중국 신용카드시장은 결제 인프라가 부족해 늦게 시작됐지만 중국인들의 소득증가로 최근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신용카드 발급건수는 2억6,800만건으로 지난 2006년 말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금융시장 개방의 신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프레드릭 에릭슨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 소장은 "중국 금융시장의 점진적 개방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으며 씨티그룹에 대한 승인건 역시 금융시장 경쟁체제에 대한 중국의 정책 변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제소로 중국에 대해 외국 신용카드 발급규제의 타당성 조사에 나선 시점에 이번 결정이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에릭슨 소장은 "WTO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의 이번 조치가 이뤄진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외국 은행들에 대해 제한적인 시장개방만 하고 있다. 2010년 말 기준 외국 은행들의 중국 내 지점 수는 총 360개로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지점 수 1만6,000개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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