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여행가나 긴급구호팀장으로서의 경험을 썼지만 이번 책은 나를 향한 사랑고백서입니다." 오지여행가에서 긴급구호활동가로 변신했던 한비야(51ㆍ사진) 월드비전 팀장이 구호현장을 떠나면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되돌아본 에세이 '그건, 사랑이었네(푸른숲 펴냄)'를 내놓았다.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등에서 보여준 흙냄새와 땀내 나는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젊은이들에게 삶과 꿈에 관한 따뜻한 조언을 들려준다. 그는 "14년간 독자들에게 받은 편지를 보면 처음에는 '부럽다, 여행하고 싶다'는 내용이 전부였지만 갈수록 속마음을 털어놓는 편지가 많았다"며 "현실을 이겨내기 두렵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편지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젊은 친구들에게 '너희 모두 사랑 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활동력과 젊음의 비결을 묻자 한씨는 "이제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이고 산에서 내려올 때 무릎도 아프다"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무엇이 가슴을 뛰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씨는 오는 8월10일 보스턴 터프츠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새로운 도전을 할 시기가 왔다는 판단에서다. "저는 99도가 아니라 100도로 사는 세상을 알아버렸어요. 그래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죠. 99도와 100도의 차이는 물이 끓느냐 끓지 않느냐의 차이예요. 공부가 어렵겠지만 99도로 미지근하게는 안 할 겁니다." 그는 이어 "한국인은 식민지배ㆍ전쟁ㆍ독재정권ㆍ산업화 등의 과정을 모두 겪었기 때문에 어려운 외국의 사정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어 국제구호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으나 세계 시민의식은 아직 더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책의 인세수입 일부를 월드비전의 세계시민학교에 기부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