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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김 총재와 김 회장에 대한 단상


금융위기 때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간사를 맡은 인연으로 한은 직원들과 연락하고 지낸다. 지금은 중소기업중앙회를 출입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두 기관장의 모습이 자주 오버랩된다.

김중수 한은 총재와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비슷한 듯하면서도 많이 다르다. 수장이 됐을 때 똑같이 내부에서 반발을 샀다. 김 총재는 "한은은 정부 기관"이라며 노골적으로 정부 편에 섰다. 김 회장은 '칼퇴근'이 미덕이었던 중앙회에 '일 폭탄'을 안기고 '야근과 주말 출근'을 일상화시켰다. 취임과 동시에 개혁을 내세운 것도 닮았다. 김 총재는 "한은 직원은 일을 안 한다, 리포트를 제대로 못 쓴다"며 변화를 주문했다. 김 회장은 "효율적인 기업형 조직으로 바꾸겠다"며 구조조정을 독려했다.

시간이 꽤 지난 지금 김 총재와 김 회장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내부의 시선부터 다르다. 한은맨에게 김 총재는 여전히 '남'이다. "과거에 비해 독립경영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발언이나 60년 전통을 부정하는 파격적인 인사, 외부인사의 수혈, 박사급 인재 편애 등의 행보에 직원들의 마음은 새까맣다 못해 숯덩이가 됐다. 선후배 간 끈끈한 동료애는 하루아침에 비수를 꽂을 수 있는 경쟁의식으로 옛말이 돼버렸다. 이런 혼돈과 분열은 얼마 전 한은을 떠난 이주열 부총재의 "개혁에 따르는 고통이라고 하기에는 자책감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고 토로한 퇴임사에서도 전해진다.

반면 김 회장은 중앙회에서는 '우리 편'으로 각인돼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조직위상을 높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며 "김 회장은 잠깐 왔다가 가는 사람이 아닌 영원한 중앙회맨"이라고 자부심을 표했다.



외부 평가도 배치된다. 김 총재는 정부 눈치만 보는 통에 금리정책ㆍ물가정책에 실패한 인물로 비판 받는다. 이에 비해 김 회장은 유통법ㆍ상생법 통과 등 업계의 숙원을 해결하고 중기 위상을 드높였다며 60~70대 사장까지 깍듯한 존경의 인사를 보낸다.

공교롭게 두 수장 모두 반환점을 돌았다. 남은 임기를 마치고 정문을 나설 때 모두에게 박수 받는 모습이 오버랩되기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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