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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세금 '속도'가 문제다

올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참여정부들어 전체적인 국민의 세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세부담 관련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금 비중을 나타내는 조세부담률이 현재 20%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6.8%)보다 낮다는 점을 반박 근거로 내세운다. 이러한 정부의 반박을 접하는 국민들의 상당수, 특히 봉급생활자들은 큰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정부의 이 같은 태도는 국가부채 규모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에서도 판박이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내로라하는 국내 재정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국가부채의 증가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세부담 논쟁과 마찬가지로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33.4%로 OECD 평균 70%대에 훨씬 못 미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가 시작된 지난 97년부터 2002년까지 10%대를 유지해오던 국가채무 비율은 참여정부가 들어선 2003년 23.0%로 올라선 후 2004년 26.1%, 2005년 30.7%, 2006년 33.4% 등 매년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세금 부담의 증가속도 역시 이에 못지않다. 지난해 OECD 조세 통계에 따르면 GDP에서 조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국민부담률은 80년대 후반 16% 수준에 머물던 게 90년대 중반 20%를 넘어섰고, 2003년에는 25%를 상회할 만큼 급격하게 늘고 있다. 세 부담 수준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주장이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세 부담의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데 있을 것이다. 조세 부담과 국가부채에 대한 논란의 본질은 결국 부담의 ‘총량’이 아니라 부담증가의 ‘속도’다. 더구나 참여정부 들어 국민으로부터 걷는 세금은 더욱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재정상태는 과거에 비해 나빠지고 있으니 국민들의 불평을 들어도 정부로서는 할말이 없을 것이다. 과도한 세금 부담은 결국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불황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세금을 늘리더라도 국민들이 감내하고 인정할 수 있는 속도로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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