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재정위기에 시달려온 스페인 경제가 마침내 올 하반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스페인 통계청은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스페인 경제는 지난 2011년 3ㆍ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뒷걸음질쳤지만 마이너스 폭이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 통계청은 "수출이 증가하며 미약한 내수를 상쇄한데다 정부 재정적자 역시 줄어들어 역신장 폭이 줄었다"며 "스페인이 지난 2년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특히 성장률이 올 들어 2분기 연속 개선되자 시장에서는 스페인 경제가 지난해 4ㆍ4분기(-7.9%)를 저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달 발표된 5월 산업생산지수도 전년 대비 1.3% 하락에 그쳐 전월 수치(-1.5%)와 전문가 예상(-2.0%)을 모두 웃돌았다.
타임은 "스페인 경제가 코너를 돌아 회복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강한 수출성과와 재정적자 개선 흐름에 힘입어 3ㆍ4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 경기침체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위기신호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페인의 2ㆍ4분기 실업률은 26.3%로 역대 최고 수준에 육박하고 있고 이 중 장기 실업자가 60%에 달하는 등 실업의 '질' 역시 여전히 좋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반기 경기침체가 종료된다 해도 위기재발 가능성은 남아 있다"면서 "국민 4,700만명 중 600만명이 실직상태인 만큼 고용이 회복되기 전까지 경제 회복세는 느리고 미약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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