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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TPP 협상서 과도한 지재권 보호 요구"

위키리크스 폭로

위키리크스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미국이 자국 기업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지적재산권 보호장치를 요구한 사실을 공개해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위키리크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94쪽 분량의 TPP 지적재산권 부문 초안을 공개했다. 이 초안은 지난 8월30일 19번째 협상 이후 작성된 것으로 특허ㆍ저작권ㆍ상표권 등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다.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만큼 초안에는 각 조항에 대한 협상국들의 입장이 별도로 표기돼 있다.

안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의 제약사와 할리우드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은 신흥국에서 제약사들의 특허취득을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특허보장 기간을 20년 이상으로 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공공보건 증진을 이유로 제약특허에 제한을 두지 못하도록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대해 신흥국들은 반대 입장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입장대로 TPP 안이 합의될 경우 약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경없는의사회 등 시민단체들은 폭로된 초안에 대해 "미국이 거대 제약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신흥국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저작권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초안에는 저작권 침해시 민사배상과 형사처벌 수위를 높임으로써 저작권자의 경제적 권리를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같은 TPP 안은) 할리우드의 소원을 들어주는 셈"이라고 논평했다. 줄리언 어산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TPP는 우리가 듣고 쓰고 말하고 춤추고 노래할 때, 그리고 심지어 우리가 아플 때도 우리를 지배하게 된다"며 "안대로 시행될 경우 개인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자동차 업계도 일본의 엔저를 막기 위한 조항을 TPP 규정에 넣어야 한다고 강력히 요청해 협상의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자동차 업계는 13일 의원들과 만나 "TPP 참여국가들 중 환율조작국을 처벌하는 조항을 협정에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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