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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전격 인하] '슈퍼 달러' 파장 어디까지

美 수출 타격·실적 둔화 역풍… 딜레마에 빠진 연준

내주 '인내심' 문구 빼고 6월 금리인상 가능성 무게

"달러 강세로 대형 수출기업 25% 투자 축소" 주장에<br>"고용 등 경기회복세 탄탄하고 소비에 도움" 반론도


달러화와 유로화 가치가 같아지는 '패러티(parity)'가 눈앞에 닥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에 제동이 걸릴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슈퍼 달러의 귀환이 미 기업과 수출에 타격을 준 데 이어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을 촉발하면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딜레마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은 연준이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내심(patient)' 문구를 삭제한 뒤 이르면 오는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강달러 스트레스, 미 경제에도 본격 상륙=11일(현지시간) 미 외환시장에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9.77을 기록하며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0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05달러대까지 급락하며 올 들어서만 달러 대비 12.6%나 추락했다.

이 같은 달러강세 행진은 2월 고용지표 호조로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데다 ECB의 양적완화 조치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강달러 후유증에 미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 글로벌 금융시장도 연일 요동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미 기업실적둔화 우려에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듀크대가 1,000명의 대형 수출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2가 달러화 강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고 25%는 투자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제이슨 퍼먼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전날 "달러강세로 미 수출에 이어 성장률(GDP)에도 역풍이 불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올 2월2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달러화 초강세의 여파로 브라질 헤알, 터키 리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가치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고금리를 찾아들어간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유출 공포가 커진 탓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현재 달러 대출자금은 모두 9조달러로 2000년 2조달러, 2008년 6조달러에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절반인 4조5,000억달러는 신흥국으로 유입됐다. 텔레그라프는 "달러강세 기조가 아시아 외환위기와 러시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촉발한 1990년대 말보다도 가파르다"며 "전 세계가 달러 빚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다음주 '인내심' 문구 삭제에 촉각=슈퍼 달러에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미 경제도 역풍을 만나면서 연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달러화 가치 상승에 미 수출과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되는데다 수입가격 하락에 인플레이션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며 "연준이 딜레마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옐런 의장도 지난달 24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의 성장둔화 등 해외 악재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해외 변수가 미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경우 기준금리 정상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셈이다. CNBC의 증시 전문가인 짐 크래머는 "연준의 조기 긴축 때는 모든 해외 통화가 급락하면서 미 수출이 정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6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고용 등 미 경기 회복세가 탄탄한데다 수출이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13%에 불과해 강달러의 부작용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 강달러는 수입 물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또 미국의 5년 뒤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1월 저점의 1.04%에서 최근 1.98%로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한 것도 금리인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연준 인사들도 연일 매파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준의 금리인상은 이미 시기가 늦었다"고 주장했다. '옐런 의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이달 5일 "연준이 6월쯤 금리인상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연준 전문기자인 존 힐센래스는 전날 "연준이 17~18일 FOMC에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안내)에서 '인내심' 문구를 삭제하면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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