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의 세계자동차 정상 등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도요타의 상승세와 맞물려 80년간 세계 자동차 1위 자리를 지킨 제너럴모터스(GM)의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연내 순위바꿈이 확실해지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요타의 하시모토 시오리 대변인은 이날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이 전기 대비 7.1% 증가한 436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GM의 판매량은 전기대비 2.3% 감소한 460만대였다. 이에 따라 GM과 도요타 판매량 격차는 24만대로 줄었다. GM은 5년 전엔 도요타보다 260만대 이상 많은 자동차를 판매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격차가 61만대로 줄었다. 특히 GM은 올해 판매량이 감소추세인 반면 도요타는 지난 5월 자회사인 히노와 다이하츠자동차의 판매량을 합친 올해 판매량이 885만대로 지난해에 비해 9%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연내 두 회사의 순위 역전이 확실해 보인다. GM은 앞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 발표와 함께 생산라인을 조정, 올해 북미 지역 생산 규모를 100만대 줄이고 또 2008년까지 12개 북미 공장을 폐쇄하는 등 생산 설비를 오히려 줄일 예정이다. 하지만 토요타는 향후 5년간 300만대를 증산한다. 도요타의 이런 약진은 고유가시대를 준비하면서 연비개선에 맞춘 신차 개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여기에 엔저에 힘입어 판매가격이 떨어진 것도 도움이 됐다. GM도 최근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섞어 놓은 고연비의 '크로스오버' 모델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미국자동차딜러협회(NADA)가 지난 1ㆍ2월 미국 딜러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개한 자동차 브랜드별 만족도 설문에서 렉서스가 100점 만점에 96점으로 1위, 사이언이 2위를 차지하는 등 도요타가 1ㆍ2위를 휩쓴 반면 GM은 허머와 캐딜락만 평균만족도에 불과한 71.2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이런 평가를 반영, 도요타는 올 상반기 GM의 텃밭인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9.8% 증가한 반면 GM은 12.3% 줄었다. 앞서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브랜드가 공동으로 조사한 글로벌 브랜드 순위에서도 도요타가 브랜드가치 279억달러로 자동차업계에서 1위(전체 7위)를 기록하는 등 품질과 인지도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를 보여준다. 시카고 소재 자동차컨설팅그룹의 데니스 비락 애널리스트는 "연료절감이라는 면에서 도요타를 따라갈 업체가 없다"며 "GM과 도요타의 순위 역전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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