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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치닫는 이란사태] 시위양상 '새 국면'
입력2009-06-21 17:58:54
수정
2009.06.21 17:58:54
시민들 "대선결과 무효" 보다 "독재타도" 외쳐
이란 최고 지도자의 시위 중단 요구에 이은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그러나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가 선거부정 의혹을 외면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정면 비난해 앞으로 더욱 극한 대결로 치닫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알자지라 방송은 이번 사태의 중심 인물인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가 전날 자신의 신문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대선 결과의 무효화 요구는 당연한 권리"라며 선거부정 의혹을 일축한 하메네이를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자신은 순교자가 될 준비가 돼 있으며 그 길을 갈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측근을 통해 밝히기도 해 최악의 사태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사비는 또 자신이 보안 당국에 체포되면 전국적 규모의 총파업을 벌여 달라고 주문하며 배수진을 쳤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날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지난 12일 치러진 대선의 투표함 중 10%를 무작위로 추출해 재검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사비는 위원회에 보낸 서신에서 대선 결과의 무효화를 거듭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그간의 침묵을 깨고 "이란 정부는 자국민에 대해 모든 폭력과 부당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며,"이란 정부는 세계가 주시하고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20일 이란의 시위 사태는 규모는 줄었지만 더욱 과격한 양상을 보였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AP통신은 이날 시위대 3,000여명이 테헤란 엥겔랍(혁명) 광장에 모였지만 경찰이 곤봉 등으로 무자비하게 진압했다고 보도했다.
경찰과 친정부적인 민병대 '바시즈'는 테헤란 시내 곳곳에서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으며 시위대는 돌을 던지거나 불을 지르면서 강력히 저항해 수십명이 다쳤다.
이날 시위는 특히 이란 내에서 신성시되어온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의 '선거 결과를 수용하라'는 뜻을 거역하고 강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극한 대결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AP통신은 "시민들은 이제'대선 결과 무효'라는 구호보다도 '독재자 타도'란 구호를 더 많이 외치고 있다"면서 "이제 이란 시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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