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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 분할 심판청구 갈수록 는다

가족합의 어렵고 상속할 재산 덩치 커지는 것이 원인<br>기여도 인정받는 것이 중요


30대 A씨는 홀로 사는 어머니에게 서울 시내에 소형 아파트를 마련해 드렸다. 아파트 구매 비용의 70% 이상은 A씨가 마련했고 나머지는 누나와 여동생, 어머니가 부담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 소유권을 어머니로 정해 놓은 것이 가족 분쟁의 씨앗이 됐다. 어머니가 사망한 후 3남매간에 예상하지 못한 상속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A씨는 아파트 비용의 절반이상을 자기가 내 놓았으니 아파트 소유권은 자신에게 있다며 소송을 냈다. 수년간 끌어왔던 남매간 상속 분쟁은 최근 법원의 판결로 막을 내렸다 법원은 “A씨가 통상 기대되는 수준 이상으로 재산 증식과 유지에 특별한 기여를 했다”며 아파트 시가의 70%가 A의 몫이라고 결정했다. 상속 재산을 두고 다투는 법원 분쟁 사례가 매년 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올 한해 접수된 상속재산 분할심판 청구가 지난달 말 현재 121건으로 2007년 95건, 2008년 112건, 2009년 143건에 비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상속재산 법정 다툼 사례가 매년 20~30%씩 늘고 있는 것. 이처럼 상속 재산을 둘러싼 법정 다툼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핵가족 현상과 부동산 가격 상승 현상이 꼽힌다. 핵가족화로 결혼 이후 형제자매 및 가족간 관계가 소원해져 재산을 놓고 감정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또 2000년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상속 자산 규모가 늘어난 점도 상속 재산 분쟁이 증가하는 이유로 꼽힌다. 최근 상속재산 분할심판청구 대상이 대부분 부동산이라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상속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형제자매가 상대방을 못 믿어서 법원까지 온 일이기 때문에 감정이 까다로운 비상장주식이나 단독주택 같은 경우 감정가를 서로 인정할 때까지 오랜 시간을 끌기도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상속재산 분할심판에서 자칫 감정 싸움에 휘말리기 보다는 그 동안의 판례를 잘 살펴 합리적인 조정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하고 있다. A씨의 사례처럼 상속재산 분할심판은 ‘기여도’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청구자인 배우자나 자녀가 고인이 살아있을 때 재산을 불리는 데 기여한 정도가 상속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식이라면 응당 해야 하는 수준의 병간호나 부양을 이유로 상속 기여분이 높다고 주장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60대 김모씨의 경우 “돌아가신 아버지를 지극 정성으로 모셨을 뿐 아니라 가업을 이어받아 경영에 힘썼다”며 자신이 상속재산의 전부를 가져야 한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민법상 규정한 부양의무를 뛰어넘을 정도로 부모를 특별히 보살핀 경우라 볼 수 없다”며 법정상속분대로 세 자녀가 균등하게 나누라고 명했다. 물론 고인이 생전에 배우자나 자녀에게 유언이나 서류 등으로 재산 분할에 대한 언급을 명확히 해 둔 경우라면 상속재산 분할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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