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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서거] 국민장 장의위원회 1,383명 사상 최대
입력2009-05-27 18:27:49
수정
2009.05.27 18:27:49
오세훈 시장 "정부에 건의" 밝혀… 일부선 "여론 눈치보다 마지못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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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서거] 국민장 장의위원회 1,383명 사상 최대
봉하마을 추모객 100만 육박 이달곤 행자, 서울광장 불허 입장에 시민단체 "국민의 뜻 위배"
사회부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장례위원회가 사상 최대 규모인 1,383명 규모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장의위원회의 구성은 과거 사례와 비슷하나 유족 측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규모가 매우 커졌으며 운영위원이 처음 생긴 점이 눈에 띈다. 이날 봉하마을 조문객이 100만명에 육박하는 등 전국 분향소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날 추모행사의 서울광장 개최는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장의위원회 사상 최대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뜰에서 29일 오전11시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을 치르는 장의위원회가 사상 최대인 1,383명 규모로 구성됐다.
장의위원회에는 입법ㆍ사법ㆍ행정 3부의 전ㆍ현직 고위공무원 1,010여명과 대학총장ㆍ종교계ㆍ재계 등 기타 사회지도층 인사 260여명, 유족이 추천한 친지 및 친분이 있는 인사 110여명이 포함됐다. 공동위원장은 한승수 국무총리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맡고 집행위원장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운영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선임됐다.
또 부위원장은 이윤성ㆍ문희상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15명, 고문은 김대중ㆍ김영삼 전 대통령과 3부 요인, 정당 대표, 전 국무총리 등 59명으로 이뤄졌다. 집행위원에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외교ㆍ의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재정),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홍보), 강희락 경찰청장(경호)이 선임됐다.
운영위원은 권오규 전 부총리,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 장관, 윤승용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 천호선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이 맡게 됐다. 장의위원에는 국회의원과 대법원 대법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행정부 장ㆍ차관급, 시ㆍ도지사, 17대 국회의원, 친지 및 유족 추천인사 등 모두 1,296명이 들어간다.
#서울광장 못 연다
시민단체들이 주최한 노 전 대통령의 추모제는 정부의 반대로 서울광장에서 치르려던 계획을 바꿔 오후7시부터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진행했다. 추모 노래와 추모시, 시민들의 추모 발언, 진혼 굿 등이 진행된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이날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난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이대영 경실련 사무총장 등 시민추모위원회 관계자들은 추모문화제를 위해 서울광장을 개방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서울광장이 노 전 대통령 영결식과 연결되는 곳이고 현재까지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등 장의 세부 집행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불허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또 "자칫 장의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규모 행사를 자제해달라"고 추모위 측에 당부했다.
추모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경건하고 평화롭게 진행하려던 추모행사를 가로막은 것은 국민의 뜻에 위배되는 결정"이라며 "결과적으로는 서울시와 행안부가 서로 책임을 떠넘긴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추모위 측은 이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광장 개방을 요구했고 오 시장은 "평화적이고 비정치적인 행사가 보장되면 광장 개방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한 조문객은 "서울광장을 막은 것 자체가 이미 '정치적'이었다. 여론이 겉잡을 수 없이 나빠지자 마지못해 응한 서울시나 국민들의 요청에 귀 막은 정부나 한 통속"이라고 비판했다.
#비석 모금함 등장, 여고생 추모곡 연주도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른 뜨거운 날씨에도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의 추모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특히 '집 가까운 곳에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는 고인의 유언을 기리는 듯 분향소 한 편에 마련된 비석모양의 모금함에는 추모객들의 작은 정성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분향소 측 관계자는 "500원 이하 동전만 받고 있는데 모금액은 노 전 대통령의 비석 제작에 보탤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간이 들려오는 추모객들의 흐느낌 속에 애잔한 음악 소리가 들려 눈길을 끌었다. 교복차림에 앳된 얼굴의 송산하예(18)양이 상주 옆에서 바이올린을 켜고 있었다. 개교기념일 행사를 마치고 분향소를 찾았다는 송양은 "평소 정직하다고 여겼던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 전공인 바이올린 연주로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양은 "다른 친구들도 함께 오려 했지만 경찰이 사방을 통제하고 있어 혼자 오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봉하마을 만장으로 뒤덮여
봉하마을 입구에서 빈소 인근까지 2㎞ 구간에는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죽음을 애도하는 글이 적힌 만장 500여개가 내걸렸다. 고인의 분향소 앞 공사장 담장에 부착된 수십개의 하얀 백지에도 '이젠 보고 싶을 때 어쩌죠. 이곳의 모든 짐 그곳에서는 잊고 편안하시길 기도합니다'라는 등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빼곡히 적혀 있다. '당신을 보내드리기가 너무 힘드네요'라고 쓴 한 여성은 내내 눈물을 흘렸고 다 적은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장의위원회에 따르면 26일 자정까지 봉하마을 분향소를 방문한 조문객 수가 7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의委, 유골함 자체 마련
노 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는 노 전 대통령의 유해를 담을 유골함을 자체적으로 마련한다고 27일 밝혔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분향소 프레스센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유골함은 자체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라며 "보훈처에서 유골함을 준비한 것은 고맙지만 장례위 측과 협의 없이 공개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가보훈처는 '화장해달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높이와 지름이 각 21㎝가량인 흰색 도자기 형태의 유골함을 예우 차원에서 마련했으며 유족 측이 원한다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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