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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노선 제시보다 김정은에 충성 강조 예상

강성대국·선군정치 유훈에 충성 강조<br>남북관계ㆍ핵문제는 유화제스처 전달할 듯


북한이 내년 1월1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신년공동사설’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년공동사설은 매년 1월1일 당보(노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 청년보(청년전위) 3개 신문에 동시에 게재하는 사설을 말하는데 이번 사설은 김정일 사후의 북한이 어떤 지도노선과 대외정책을 펼칠 지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최고권력자는 통상 공개 연설을 피하고 신년 공동사설를 통해 한해 ‘통치 구상’을 천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아버지 김일성 주석 사망(1994년7월) 이듬해인 1995년 새해부터 과거 중국의 인민일보 등 3개 기관지 공동사설을 본떠 그 해 정책기조를 제시해 왔다. 따라서 내년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은 새롭게 개막된 ‘김정은 시대’의 행보를 판단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한반도 주변 4강들도 북한의 신년 사설을 분석한 뒤 대북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아직은 조문 정국인 만큼 내년 공동사설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건 사설에 내용에 따라 내년 초 한반도 주면정세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불안한 권력승계를 한 김정은 당 군사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아버지의 유훈을 계승하는 ‘유훈통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노선 제시보다 부친의 노선을 중심으로 김정은 체제를 띄우며 충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일성 주석 사망 후 김정일 시대 첫 해인 1995년 공동사설에서도 김 주석의 유훈과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이 강조됐고 대내외 정책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그러면서도 남북관계와 핵 문제를 비롯한 대외정책에서는 대화를 내세우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공산이 크다.. 경제난으로 불만이 높은 내부 북한 민심을 다독이고 체제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외부의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하는 절박한 현실 때문이다. 대남관계의 경우 남측에 대한 비난 보다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내세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하며 남한 정부에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문 방북과 관련 모든 조문 방북을 허용하겠다는 밝힌 북한과 제한적 방북입장을 고수하는 우리 정부간의 갈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는 변수다. 대외관계, 즉 핵 문제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6자 회담에서 합의된 9ㆍ19공동성명을 이행할 의사를 표명하고, 대외정책의 기본 원칙인 자주, 평화, 친선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김정일 사망 직전 북미 실무자급 회담에서 식량을 지원 전제로 3차 고위급회담 개최를 사실상 합의한 만큼 유화적 제스처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대내문제 핵심은 김 위원장의 유훈으로 내년 목표로 설정한 ‘강성대국 건설’이다. 김 위원장의 뒤를 이어 경제 발전에 매진하자고 독려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올해 공동사설에 이어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경공업과 농업은 물론 외화벌이를 염두에 둔 대외무역 활성화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해 공동사설은 김정은 부위원장의 영도체제를 부각하고 그를 중심으로 강성대국을 완성하자고 강조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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