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사흐툐르스크 인근에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 보잉777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는 검은 연기가 하늘 높이 치솟고 한쪽에서는 화염도 뿜어져 나왔다고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시신수십 구가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으며 좌석벨트를 맨 채 자리에서 숨져 있는 승객도 여럿이었다. 화염에 휩싸인 여객기에서 옷이 불에 탄 탓에 일부 승객들은 양말만 신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현장에 당도한 외신 취재진은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없다고 전했다.
훼손된 시신 일부는 사고 현장에서 수㎞ 떨어진 지역에서도 발견됐다. 주인 잃은 짐가방들은 시골길을 따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기체 잔해는 사고 현장에서 20㎞ 거리의 지역에서도 발견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이야기다.
구조대가 시신 수습에 나섰으나 온전한 시신은 얼마 되지 않았다. 시신 상당수가 참혹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구조대는 시신을 거둔 지점에 표시를 했으며 미처 불에 타지 않은 여권을 수거해 승객의 신원을 확인했다.
여객기가 추락한 곳은 친(親)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지역이다. 총을 든 반군들이 여객기 잔해를 바라보는 모습이 영국 BBC방송의 현장 화면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주민들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은 굉음이 울린 뒤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고 여객기 추락 직후의 상황을 전했다. 주민 블라디미르씨는 로이터통신에 “엄청난 소리가 들렸고 너무 가까이서 들려서 겁이 났다”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온갖 방향으로 검은 잔해들이 떨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내 비행기가 땅에 떨어지더니 두 조각이 났고 검고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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