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TC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위원 5명 만장일치로 한국 등 6개국에서 저가로 수입되는 유정용강관이 미국 업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 해당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대만·태국·터키·우크라이나다. 당초 미국 철강업계가 제소한 9개국 가운데 필리핀과 베트남은 부정 판정을 받았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최종 표결에서 제외됐다.
유정용강관은 원유·천연가스 등의 시추에 쓰이는 파이프로 최근 북미 지역의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철강재다. 한국에서는 유정용강관 수요가 전혀 없어 생산되는 제품의 98.5%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미국의 반덤핑관세 부과는 국내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012년 현재 국산 유정용강관의 미국 수출물량은 78만톤, 금액 기준으로는 8억3,000만달러(약 8,45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11일 미 상무부가 결정한 업체별 덤핑 마진은 현대하이스코가 15.75%로 가장 높고 넥스틸이 9.89%, 아주베스틸·대우인터내셔널·동부제철·휴스틸·일진철강·금강공업·넥스틸QNT·세아제강 등 나머지 8개 업체는 12.82%다.
이날 USITC의 결정에 대해 미국 최대 철강기업인 US스틸의 마리오 롱기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US스틸 등 미 철강사들은 지난해 7월 덤핑 수입되는 유정용강관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상무부와 USITC에 한국의 10개 업체 등을 상대로 반덤핑 조사 청원을 낸 바 있다. 이에 USITC는 지난해 8월 한국 등 9개국 유정용강관 제품에 대해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 예비판정을 내렸다. 미 상무부는 올 2월 한국에 대해서는 무혐의 예비판정을 내렸으나 미 의회의 거센 압박을 받아 지난달 예비판정을 번복하고 반덤핑관세 부과 결정을 내렸다.
워싱턴DC의 한 소식통은 이번 판정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 "국내 관련 업계가 미 상무부와 USITC의 결정에 불복해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제소하거나 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법이 있는데 둘 다 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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