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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대책 한달] ③시중자금은 여전히 관망중

주택담보대출 둔화됐지만 부동자금 여전

정부의 8.31 부동산 대책이 시행 한달째를 맞고 있지만 시중 부동자금은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거품을 만들었던 게릴라성 자금들이 증권시장이나 은행 등으로 흡수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부동산 시장 자체가 아직 관망세가 짙기 때문에 자금 역시 뚜렷한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은행권의 특판예금이나 적립식펀드 등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이 관측되고있다는 점은 최근 들어 새로 나타난 증상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8.31 부동산 대책을 한달여 앞두고 은행권 역시 관망 분위기가 우세하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제일은행, 하나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고는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 흐름이다. 5개 국내 주요은행의 2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고는 총 95조5천905억원으로 전월대비 0.35% 증가했다. 5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6월에 전월대비 1.83% 증가를 정점으로7월 1.16%, 8월 0.74%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됐다. 이달 5일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관리 방안이 시행되면서 은행권 및 소비자들이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고가 감소세로 반전된 것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증가세 둔화에 의미를 두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9월 중 돌아오는 만기금액이 적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잔고가 쉽사리 감소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현 추이로 봐선 감소세로 반전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 특판 시중자금 일부 흡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및 외국계은행의 선공으로 시작된 은행권의 특판 전쟁은시중자금의 방향성을 미묘하게 바꿔놓았다. 연 3% 중반에 머물던 1년 정기예금 금리를 4~5% 대로 올린 특판예금이 등장하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상당부분 은행으로 몰려들었다. 은행업계는 적어도 4조원 이상의 시중 부동자금이 최근 보름여 기간 동안 은행으로 모여든 것으로 추산했다. 1억원 이상 1년 정기예금 예치고객에게 연 4.5%의 금리를 적용하는 등 26일부터특판을 시작한 국민은행에는 2영업일간 도합 5천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첫날 3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데 이어 둘째날에도 1천800억원 가량의 부동자금이 몰려들었다. 하나은행의 특판예금엔 1조6천억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1년 정기예금 상품에 4.4~4.5%의 금리를 제시한 데다 수시입출금식예금에도 특판 금리를 제시하면서 자금 유입 규모가 커졌다. 23일부터 판매를 연4.5% 특판예금을 판매중인 우리은행도 3천900억원의 자금을끌어모았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3천억원 한도의 연4.5% 특판예금은 사흘만에 한도가 소진됐다. 이번 특판 전쟁의 불을 댕긴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도 시중은행 못지 않은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은행권 특판에 몰린 자금을 총 4조원대라고 추산해도 이는 시중 부동자금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은 부동산 시장의방향성이 분명해져야 흐름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증시 "큰 움직임 안 잡혀" 증권사의 강남 지점들은 당초 8.3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주식시장으로 부동산 자금들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부동산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들 가운데 일부만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자산관리센터(WMC)의 박기호센터장은 "부동산 자금의 급격한 이동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부동산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들 중 부동산으로 가지 않고 주식쪽으로 방향을 튼 경우는 일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 고객이 부동산 투자를 위해 5억원 정도를 인출할 예정이었으나 대책이 발표된 이후 부동산투자를 포기하고 펀드투자를 위해 상담을 한 예가 있다고귀띔했다. 대한투자증권 영업부 박재익부장도 "현재 부동자금은 관망 분위기"라면서 "고객들은 부동산 투자는 일단 올스톱한 상태이지만 주식투자도 최근 주가가 너무 올라망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부동산의 경우 양도세 부담 등으로 현재 팔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부동산자금이 곧바로 유입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다만, 부동산으로 들어갈 대기자금 일부는 주식쪽으로 옮겨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대표적인 부동자금으로 인식되고 있는 MMF(머니마켓펀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으며 이중 일부가 주식형 펀드에 자금의 일부가 유입되는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MMF자금은 대책이 발표되기 전인 8월18일 수탁고가 84조98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뒤 빠지기 시작해 지난 23일 현재 72조680억원으로 한달여동안 무려 12조원 이상 빠졌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8월31일 이후로 보더라도 79조5천420억원에서 7조4천740억원이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달 31일 주식형 수탁고는 15조550억원이었으나 23일에는 16조5천390억원으로 1조4천840억원이 새로 유입됐으며 이중 적립식에서 한달에 4천억원 정도가 유입되는 점을 추정하면 1조원 가까이가 새 자금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새로 유입되는 자금들은 극히 보수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아직 직접투자로는 자금이 이동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직접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은 고객예탁금이 대책이 발표됐던 지난달 31일 11조1천390억원인데 비해 지난 23일에는 11조7천813억원으로 6천억원 정도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시장전문가들은 연말이나 내년초부터는 부동산 투자자금이 서서히 주식시장으로 이동해 올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박기호 센터장은 "강남지역 고객들은 자산을 부동산이나 주식에몰아 넣기보다는 포트폴리오를 하는 경우가 많아 자금이 한쪽으로 심하게 쏠리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연말이나 내년 초 자산재분배과정에서 일부 부동산자금이 주식쪽으로 이동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서초지점의 고봉준지점장은 "최근들어 투자문의가 늘어나고 있으며 목돈 유입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면서 "고객들은 최소한 이번 정권하에서는 부동산에서 재미보기는 틀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식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어 내년 정도면 자금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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