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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지구 초단기 거래 바람 불었네

취득세 감면 종료전에 급매물 잡자<br>재건축후 가치상승 기대감에 실수요 투자자 매수세 활발<br>매매계약서 잔금납부까지 며칠만에 일사천리로 끝내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개포지구 내에서 계약에서 잔금 납부까지 일주일도 걸리지 않는'초단기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개포지구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밀집해 있는 중개업소 전경. /서울경제DB


서울 강남 개포지구 일대에 '초단기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계약-중도금-잔금 납부까지 한두 달이 걸리는 매매거래가 불과 며칠 만에 이뤄지는 사례가 늘었다. 일부 매수자들이 이달 말로 종료되는 취득세 한시 감면 혜택을 앞두고 최근 수천만원씩 값이 떨어진 급매물을 잡으려고 움직인 것이다.

27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에서는 매수세가 끊겼다는 강남권의 여느 아파트들과 달리 매도자와 매수자의 잔금 지급이 바삐 이뤄지고 있었다. 시간이 촉박한 듯 벽시계를 몇 번이고 쳐다보던 매수자 김모(62)씨는 은행에 전화를 걸어 대출금이 자신의 통장에 입금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김씨가 아파트를 계약한 것은 불과 일주일 전이다. 단기간에 계약금과 잔금을 치르게 되다 보니 상황이 급박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고작 1%의 취득세율 차이지만 금액으로는 1천만원이 넘는다"며 "가격이 많이 빠져 매입 타이밍이라고 판단한데다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보려고 잔금 지급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초단기 거래는 김씨만의 사례는 아니다. 개포지구 내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달 중순 이후 체결된 매매계약이 2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대부분은 이달 중 잔금까지 지급하고 소유권을 이전할 예정이다. 잔금 지급일이 7월로 넘어가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보지 못하는 탓이다.

이 지역 G공인의 한 관계자는 "일주일 사이에 계약과 잔금 지급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어떤 매수자는 해외에서 들어와 계약 당일 잔금까지 모두 치르고 다시 돌아간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개포지구 내 초단기 매매거래는 최근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아 이 일대에 나오고 있는 급매물을 잡으려는 매수세가 붙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포동 J공인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가격이 반짝 오르다 6월 들어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6월 현재 개포지구 내 아파트 실거래가는 4월에 비해 평균 4,000만~5,000만원가량 떨어진 상태다. 4월 중 8억1,000만원에 거래됐던 주공1단지 전용 49㎡가 이달 20일 7억5,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주공4단지 42㎡도 4월 6억2,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최근 5억8,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전문가들은 강남3구 내 아파트들의 시세가 떨어지고 거래도 줄어드는 등 거래절벽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유독 개포지구 내 아파트들이 선전하고 있는 이유를 '입지적 특수성'에서 찾는다. 투자자 및 실거주자들의 관심이 단연 집중돼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정책 및 가격 변동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이 빠르다는 것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개포지구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투자자들뿐 아니라 실거주자들도 가격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그동안 거래가 뜸하면서 가격조정이 이뤄지다 보니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협의가 가능해진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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