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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부모 부끄러워할까봐 아들 졸업식 못가 미안했죠"

'경기도 여성상' 수상<br>'두리원' 김선숙 원장


"장애인 부모를 부끄러워할까봐 아들 학교 입학식과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올해 경기도여성상 수상자로 선정된 장애인직업재활공동체 '두리원'의 김선숙(41) 원장은 19일 "사회의 편견과 시련은 의지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만 자식 앞에서는 늘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하체가 불편한 지체장애인(2급)으로 목발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으며 남편 역시 같은 지체장애인이다. 전남 완도에서 태어난 그는 17세 때 무작정 상경해 인형공장에 취업했으며 배움을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에 새벽 시간을 이용해 검정고시 학원을 다녔다. 김 원장은 "첫 직장에서 쫓겨난 뒤 영세 공장을 전전하는 등 당시 서울에서의 생활은 절망의 연속이었다"며 "어린 나이인데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아픔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닥치는 대로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의상실에 취업, 재봉 기술을 배웠으며 이를 바탕으로 큰 회사에 취직했다. 100명이 넘는 직원 가운데 유일한 장애인이었지만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한복과 복장학원에도 다녔다. 이후 남편을 만나 아이를 낳았으며 그동안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봉재 하청업체를 차렸다. 김 원장은 "예방접종 등을 위해 아이를 안고 외출할 때면 늘 주위에 부탁해야 하고 아이를 먼지 날리는 작업장에서 놀게 하는 등 순간 순간이 아픔이었다"며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줘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일터가 없는 것을 고심하던 그는 직업재활의 꿈을 꾸기 시작했으며 자신이 먼저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주경야독으로 고입ㆍ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결국 김 원장은 2002년 남양주시 수동면에 장애인직업재활공동체인 '두리원'을 설립했으며 오갈 데 없는 장애인 14명과 함께 가방 등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또 매년 10월 바자를 열어 가방과 후원 물품을 판매한 수익금을 독거노인 난방비와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음악ㆍ문화단체를 초청해 음악회, 유적지 탐방 등 행사를 갖기도 했다. 김 원장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부부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어 부모를 모시며 아이를 키우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며 "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일자리를 조성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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