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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다 서로 생사를 모르고 전사한 형제가 65년 만에 유골로 만났다. 형제가 현충원에서 유골로 상봉하기까지는 군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7월 19일 강원도 인제군 무명 1052 고지에서 고 강영만 하사의 유해를 군번과 이름이 선명히 새겨진 인식표와 함께 발굴한 뒤 확인 과정을 거쳤다. 군은 유전자 검사를 거쳐 유해의 신원을 확인했다. 전사한 지 63년 만이었다. 강영만 하사의 유해는 국립현충원에서 잠든 동생 고 강영안 이등상사 바로 옆에 묻혔다.
전투 기록에 따르면 강 하사는 중공군의 공세가 한창이던 1951년 1월 자원 입대해 횡성 전투, 호남지구 공비토벌 작전 등에서 무공을 세웠다. 그는 1951년 8월 19일 북한군과 7일 동안 치열한 고지전을 벌인 2차 노전평 전투에서 장렬히 산화했다.
동생인 강영안 이등상사는 6·25 전쟁 발발 전인 1949년 1월 입대, 2사단에 속해 웅진반도 전투, 인천상륙작전, 화령장 전투 등에서 활약했으며 1952년 10월 강원도 김화 저격능선 전투에서 전사했다.
강 이등상사의 유해는 전투 직후 수습돼 오래 전에 서울현충원에 묻혔지만 형인 강영만 하사의 유해는 찾지 못해 현충원에 위패만 모셔둔 상태였다.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친 형제는 65년 만에 유골로나마 다시 만나 편안히 영면할 수 있게 됐다. 6·25 전사자 형제가 서울현충원에 나란히 묻힌 것은 고 이천우 이등중사와 고 이만우 하사 형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김요환 육군참모총장은 4일 현충원에서 열린 합동영결식에서 “수많은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하루 속히 찾아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전우들과 함께 현충원에 모시도록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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