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 대선 때 이상득에게 30억 줬다'
저축은행 정관계로비를 둘러싼 수사 결과물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제 몫을 해나가야 할 저축은행이 어쩌다 부동산 광풍, 정관계 로비, 인맥, 학연 문제 등과 뒤섞여 사회 구조적 병폐를 고스란히 떠 안은 애물단지로 변했을까.
3년 9개월간 경제신문 금융부에서 기자로 일하며 이 모든 사태를 직접 목도한 저자가 저축은행이 무너진 근본 이유와 저축은행의 미래, 여건 상 미처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저축은행 취재 뒷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저자는 우선"저축은행 회장들은 회사 내에서 사실상 전권을 휘두른다. 저축은행 사태를 알기 위해서는 오너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말하며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신현규 토마토저축은행 회장 등 끝내는 비리로 얼룩진 이들의 오너십을 들여다 본다.
2,3장에 걸쳐 저자는 여러 가지 정황상 단 한 줄의 기사로도 담지 못했던 못다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기도 한다.
저자는 "저축은행은 외부 변수에 민감하다. 잘못된 정보 하나에 뱅크런이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터뜨리지 못한 이야기가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회고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사위가 저축은행 인수합병M&A에 브로커로 참여했다는 것과 포스텍과 삼성꿈나무재단이 왜 부산저축은행 증자에 참여했는지 등 그 동안 기사로는 쓰지 못했던 숨겨진 이야기들을 공개한다.
'저축 은행이 왜 무너졌는지'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변도 잊지 않는다. 신용대출 부실을 만회하기 위해 선택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이 과욕으로 인해 후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닌 발을 옥죄는 덫이 되어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정황들을 찬찬히 짚어낸다.
우리 사회 구조적 문제의 종합판 격인 저축은행 부실, 그렇다면 저축은행은 모두 사라져야 하나? 올바른 금융생태계를 위해서 꼭 필요한 존재라면 앞으로 이 저축은행을 어떻게 살리고 바로 세워야 하나? 저자는 "저축은행들이 제 역할을 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빵이 필요하다"말하며 "저축은행 해법은 오히려 은행에서부터 풀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어 "상당수 선진국들의 대형은행은 해외에서 수익을 많이 내고 주택담보대출 같은 것은 지역은행이 담당한다. 은행도 주식회사인 만큼 어디선가 이익을 내야 한다. 은행이 해외수익을 많이 내면 국내에서는 과잉영업을 자제하게 된다. 자연히 저축은행 등도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말하며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적어 보이지만 금융생태계를 되살리는 데는 이 방법이 근본 치유책"이라 강조한다.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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