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부사관이 교통사고로 차량 안에 갇힌 여성과 어린이를 신속히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해병대에 따르면 경북 포항 소재 해병대 1사단 2연대 소속 이상현(31·사진) 중사는 지난달 20일 오전 포항 시내에서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승용차로 귀가하던 중 다른 차량 2대의 충돌 사고를 목격했다.
파손된 사고 차량의 연료가 새고 엔진에서는 연기와 함께 불꽃이 튀어 화재로 번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이 중사는 급히 자기 차를 길가에 대고 사고 현장으로 뛰어갔다. 사고가 난 차량 안에는 중년 여성과 8∼9살쯤 돼보이는 남자 아이가 갇혀 있었다.
이 중사는 운전석 문을 열려고 했으나 차가 파손돼 열리지 않자 반대편 조수석 문을 완력으로 열어젖히고 아이를 등에 업고 여성은 부축해 안전한 길가로 옮겼다. 경찰서와 소방서에 사고를 신고한 이 중사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과 구급대원들에게 자신이 목격한 사실을 설명한 다음 집으로 돌아갔다.
이 중사가 이 같은 조치를 하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사고를 당한 모자(母子)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 중사의 빠른 조치 덕에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사의 선행은 그가 구한 여성이 지난 9일 국민신문고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뒤늦게 공개됐다. 이 여성은 “사고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감사 인사를 하지 못했다”며 “이 중사의 용감한 행동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썼다. 이 중사는 “사고가 벌어졌을 때 가족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해병대이자 아버지이고 싶었던 것 같다”며 “군인으로서 국민에게 도움이 됐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