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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베끼기, 그 참을 수 없는 유혹
입력2007-05-16 17:43:13
수정
2007.05.16 17:43:13
“창조, 이것이야말로 위대한 모방이다.”(카뮈) “모방하지 않는 사람은 창조하지 못한다.”(알랭) “진정한 창조는 신만이 할 수 있다.”(칼라일)
창조와 모방에 관한 논란은 항상 있어왔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인간의 한계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기에 오죽하면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모방에 관한 논란은 사회 전분야에서 왕성(?)하다. 방송에서는 일본 프로그램을 베꼈다고 난리고, 대학생들은 수업 리포트를 베끼고, 심지어 초등학생들조차 인터넷 방학숙제 대행 사이트에서 숙제를 베낀다고 아우성이다. 대학 교수가 제자의 시를 도용했다 망신을 당하고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후보는 논문 표절 논란으로 낙마하기도 했다.
식음료 제품도 매년 수 차례 미투상품 논란으로 업계가 시끌벅적해진다. 특히 진입 장벽이 낮은데다 최근 들어 시장 정체가 두드러진 식음료 업계의 경우 선발 업체의 선전으로 커진 밥상에 후발 업체, 그것도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일제히 숟가락을 올린다.
올해의 주인공은 옥수수수염차가 될 것 같다. 올들어 음료시장의 최대 강자로 급부상한 옥수수수염차가 특허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
광동제약이 출시 1년인 오는 7월쯤 누적 판매 5,000만병 돌파가 예상될 정도로 옥수수수염차가 고속 성장하자 롯데칠성음료를 비롯, 웅진식품ㆍ동원F&Bㆍ남양유업 등이 줄줄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쯤해서 광동제약이 미투제품이 범람한다며 자사가 원조임을 상기시키자 엔돌핀F&B라는 중소 업체가 발끈, 조만간 광동제약을 대상으로 상품화 및 제조 방법 등에 관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해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제과 업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롯데제과의 ‘드림카카오’도 경쟁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며 시장 잠식에 돌입, 속앓이를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미투상품 논쟁은 때로 시장 파이를 키운다는 판단 아래 암묵적으로 용인되기도 하고 “지금은 피해자지만 한때는, 또는 언젠가는 나도 가해자”라는 생각으로 적당히 대처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자칫 업계의 싸움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더욱이 요즘처럼 윤리 경영, 존경받는 기업을 부르짖는 소비환경에서는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선발제품을 베끼는 부도덕한 기업으로 ‘주홍글씨’가 찍히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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