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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비리 버금 짝퉁무기가 남긴 두가지 과제

국방비리가 또 터졌다. 이번에는 짝퉁부품이 대거 드러났다. 피복과 식자재에서 고가의 최신 무기에 이르기까지 공인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사례가 2,749건이나 적발됐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군수품의 부품과 원자재를 납품하는 241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위·변조 사례가 적발돼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고 17일 밝혔다.

한마디로 주요 무기에도 짝퉁부품이 들어갔다는 얘기다. 당장 지난해 국민들을 연쇄정전의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원전비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전투기와 전차, 자주포나 장갑차 같은 핵심 무기체계에 진품으로 위장된 가짜 부품이 들어갔다면 안보에 구멍을 안고 살았다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군 일각에서 나오는 "짝퉁이라고 하지만 실제 작동에는 무리가 없었다"는 입장에는 더욱 기가 막힌다. 유사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발전용량 부족으로 초래되는 혼란과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물론 군으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7년간 이 정도의 비리라면 사회 평균에 비춰 그다지 높지 않은 비율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안보의 중요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비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군이 총체적으로 반성할 때만 국민의 분노와 실망을 누그러뜨리고 안보의 기반도 새롭게 다질 수 있다.



군은 두 가지 점에서 재발방지 대책에 나서야 한다. 첫째, 3개 중소업체에서 전체 위변조의 62%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은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누군가 반복적으로 아니면 여럿이 조직적으로 눈감아주지 않았다면 이런 수치는 불가능하다. 군납자격 발탁과 재등록 금지 같은 명백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원전비리의 중핵이던 원전 마피아 같은 비리구조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정 학맥이 몰린 군의 특성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군은 이번 사건을 폐쇄적인 군납 시스템 개혁의 기회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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