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에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임대료도 공급 초기보다 많게는 2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발 경제위기 등으로 주택 매매거래가 위축된 사이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SH공사가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하는 시프트 역시 비슷한 폭으로 가격을 조정한 탓이다.
15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에서 임차인 모집공고된 시프트의 전세가격이 2009년 최초 공급 당시보다 50% 이상 올랐다. 반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았던 강남권 외 시프트 가격 인상폭은 5~10%에 그쳐 대비됐다.
시프트 전세가가 많이 오른 곳은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서초래미안스위트 등 강남권 아파트다. 서초래미안스튀트 전용 59㎡의 경우 지난 2009년 3월 첫 공급 당시 전세가격이 1억7,000만원이었지만 지난 6월 공급에서는 3억5,200만원으로 3년새 두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6월 2억8,670만원에 나왔던 반포자이 59㎡ 역시 지난 2월에는 3억7,125만원에 전세가가 책정됐다. 불과 8개월만에 30%를 올린 셈이다.
이처럼 시프트 전세가격이 급등한 것은 기존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하는 공공임대와 달리 시세에 맞춰 가격을 정하는 시스템 때문이다. 시세의 80%선에 가격을 책정하다 보니 지난 2~3년간 급등한 전셋값이 반영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아파트 전세가는 30% 안팎의 급격한 상승을 보였다. 지난 2009년 8.1%, 2010년 7.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2011년에는 13.4%나 뛰었다.
SH공사 관계자는 "인근 전세 시세를 반영하면서 다소 인상폭이 큰 경향이 있다다"며 "하지만 정책적으로 인근 시세의 60~80%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시세대비 낮은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높아진 가격에도 여전히 시프트 입성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가격을 높였지만 여전히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한데다 최장 2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SH공사의 21차 시프트 청약에서도 강남권 아파트는 평균 10대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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