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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코너에 몰린 세돌

제4보 (44~52)



백44가 이세돌의 준비된 수였다. 구리는 이 수를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세돌의 독수 등장입니다. 과연 이세돌입니다."(홍민표) 독수 등장이라면 이세돌이 또 한번 시원스럽게 이기는 모양이다. 창하오를 거세게 몰아붙여 3대0 스트레이트 완봉승을 거두더니 구리마저 넉다운을 시킬 것인가. 필자는 신나는 공상을 하고 있었는데…. "일단은 그렇게 버티는 도리밖에 없을 겁니다."(윤현석) 구리의 흑45를 보고 한 말이었다. 홍민표는 타이젬의 생중계 사이트에 참고도1의 백1 이하 7을 올렸다. 흑이 안전하게 두려면 이런 식으로 연결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건 흑이 너무 찌그러지는 진행 아닌가."(필자) "맞아요. 구리는 절대로 이 코스로는 가지 않을 겁니다."(윤현석) 그런데 이세돌이 둔 수는 참고도1의 백1이 아니었다. 실전보의 백46이었다. "그건 자충이어서 맛이 좀 나쁜데요. 하지만 이세돌이 두었으니 지켜보는 도리 밖에 없겠지요."(홍민표) 결론부터 말하자면 홍민표가 제시한 수(참고도1의 백1)가 최선이었다. 이세돌이 더 강경한 수를 지향하다가 바둑을 그르치게 된다. 흑47로 꾹 누른 이 수가 아주 좋은 수였다. 국지전에서 최선의 수순을 찾아내는 능력은 구리도 당대 최고봉이다. 이세돌은 이 수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장면에서 백의 최선은 무엇일까. 홍민표7단은 참고도2의 백1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실전보의 백48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 수는 패착이나 다름없는 수였으니…. 구리의 흑49, 51이 정확하고 강력했다. 패가 날 조짐인데 초반에 팻감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세돌이 위기에 몰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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