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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다시 성경영화 제작 붐

어둡고 불안한 시대에 위로·평화

성경 이야기가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에 의해 양산되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내년 3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노아'의 촬영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러셀 크로우가 주연하는 영화의 제작비는 1억2,500만 달러로 영화를 위해 길이 45미터의 방주도 만들었다. 감독은 대런 아로노프스키로 특수효과가 요란한 대형 액션 모험영화가 될 것이라고 한다.

워너 브라더스는 모세의 얘기를 '신들과 왕들'이라는 제목으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워너 브라더스는 이 밖에도 '본디오 빌라도'의 각본을 확보해 영화화를 검토 중이다.

폭스도 모세의 얘기를 만들 예정인데 제목은 '엑소더스'. 감독은 리들리 스캇으로 내정됐다. 또 소니도 카인과 아벨의 얘기인 '카인의 구제'를 만들 예정인데 이 영화는 윌 스미스의 감독 데뷔작. 그리고 라이언스게이트도 '예수의 수난' 전편으로 알려진 '메리, 예수의 어머니'를 배급할 예정이다.

성경 영화가 양산되는 이유는 첫째 이 책이 전세계적으로 독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 모두가 잠재적 관객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성경은 또 판권을 주지 않고도 영화화 할 수 있으며 극적인 요소가 가득한데다가 인물들도 모두 수퍼맨 식이어서 대규모 예산을 들인 특수효과 위주의 블록버스터로 만들 자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영화가 크게 유행 한 것은 2차대전 후인 1950년대. 대표작이 '십계'와 '벤-허'인데 이보다 앞서 1949년에 나온 '삼손과 델릴라'도 빅히트 했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서는 스튜디오들에 의해 서자 취급을 받았는데 그 첫째 이유가 맥스 본 시도가 예수로 나온 '가장 위대한 얘기'(1965)가 흥행에서 참패를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960년대와 70년대에 성경영화가 팬들의 배척을 받은 또 다른 이유로 시대의 세속화를 들고 있다. 최근 들어 마지막으로 빅히트 한 성경영화는 멜 깁슨이 2004년에 감독한 '예수의 수난'이었다.

그러나 성경영화는 잘 못 해석했다가는 신자들로부터 혹독한 반발과 비판을 받는다는 어려운 점이 있다. 마틴 스코르세지가 감독한 '예수의 마지막 유혹'(1988)의 경우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이 원작이긴 하지만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섹스를 해 아이까지 낳는 장면이 있어 기독교 신자들로부터 보이콧 운동까지 당했다. 결국 흥행도 저조해 총 수입이 고작 840만 달러였다.

영화 관계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성경영화가 붐을 이루는 이유로 전 세계적인 어려움과 정치적 불안정이 소용돌이 치고 있는 중동사태를 들고 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둡고 불안한 시대에 사람들은 성경에서 위로와 평화의 영감을 얻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회원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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