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는 길다. 추석 사흘 연휴와 주말이 맞닿아 있어 기본적으로 5일씩은 쉰다. 더러는 월ㆍ화요일을 쉰다면 총 9일간의 긴 휴가도 계획할 수 있다. 적어도 5일이니 고향에 다녀오더라도 조금 서두르면 동네 인근에서 느긋한 휴일을 즐길 수 있다. 해외로도 지방 휴양지로도 떠나지 못했다면, 가까운 박물관이나 미술관ㆍ고궁으로의 나들이를 추천한다. 큰 명절 추석을 앞두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명절엔 역시 민속박물관=큰 명절이니만큼 국립민속박물관의 행사가 가장 다채롭게 이어진다. 민속박물관은 연휴 중에도 기존 전시들을 진행하는 한편, 수확의 풍요로움을 함께 했던 세시풍속과 다양한 체험, 전시, 민속놀이, 공연 등 다채로운 잔치한마당을 기획했다.
먼저 19~21일 가족 단위로 우리 아리랑이나 각국의 전통 민요를 함께 부르는 가족 대항 노래자랑대회가 박물관 앞마당에서 개최된다. 18일부터는 매일 국악그룹 호연의 타악 공연, 페루민속음악단 잉카엠파이어의 추석특별공연과 양주 소놀이굿이, 영덕의 '월월이청청' 등의 공연이 이어진다. 어린이 체험행사로는 북청 사자탈 만들기 및 탈춤 배우기, 거북놀이, 쌍륙놀이 등이 진행되고 또 벼타작에서 송편 빚기까지 전 과정을 배우는 '추석맞이 올벼타작 체험'도 준비돼 있다.
올해도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단은 추석을 맞이해 20일 오후 3시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2013 한가위 한마당'을 펼친다. 공연관람료는 무료다. 이번 공연은 '전통무용특집 월야청청-풍류'라는 제목으로, 김승일 무용단이 '강강술래' '부채춤' '살풀이춤' 등 다양한 민속춤들과 더불어 '춘설' '풍류' 등의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춤도 선보인다.
◇한가한 미술관 돌거나 복주머니 체험도=경기도 과천에 자리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선 추석 연휴 기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우선 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작을 망라한 '데이비드 호크니: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전이다. 과천 본관 중앙홀에서 전시되는 작품들은 영국 테이트미술관 소장품으로 호크니의 최근 작업 경향을 가장 완성도 있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자인 장르를 재해석한 디자인 작품 100여점도 눈길을 끈다. 디자인상설관에서 열리는 '디자인:또 다른 언어'전에는 그래픽ㆍ가구ㆍ광고ㆍ패션 등 디자인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고만기ㆍ김영나ㆍ김한규ㆍ김희원 등 신진 디자이너 10명이 주축이 돼 다양한 디자인 실험을 한 자리에 내놓았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 자리한 세종이야기 전시관에서는 추석을 맞아 세종대왕의 어록을 담은 나만의 '복주머니 만들기' 특별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세종대왕의 어록을 적고, 직접 접어 만든 복주머니에 넣어 가져갈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함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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