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ㆍ진행경제자유구역청(BJFEZ)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출범한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은 부산과 경남이 각각 10곳씩의 지역을 나눠 외자유치 등을 통한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8년이 지난 뒤 받아 든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외자유치 실패와 사업포기 지역이 잇따르면서 출범초기의 장미 빛 청사진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전체 개발 지역 20곳 가운데 6곳의 개발은 개발이 완전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가주, 두동지역의 경우 시행사인 LH공사가 손을 들어 버린 상태다. 대안을 찾지 못한 구역청은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지구지정 해제를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사실상 개발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개발 예정면적이 무려 2만2,000여㎡에 달하는 진해 웅동지역은 더 문제다. 기존의 외국인 자본이 투자를 포기한 뒤 국제규모의 리조트와 아쿠아리움 등을 세운다는 거창한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 때문에 개발 계획을 원점에서 재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이처럼 개발 실패가 겹치면서 최근 정부가 실시한 종합성적 평가에서 전국의 3개 선발 구역 가운데 지난해에 2년 연속으로 꼴찌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평가 결과 선발 3개 구역 1위는 2년 연속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차지했다.
이 평가에서도 부산ㆍ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장기간 개발 되지 않고 묶여 있는 지구 내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구조조정 노력이 선발구역 3곳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85개 단위지구별 신호등 진단 결과를 살펴보면 부진경자구역은 21개의 단위지구 가운데 남산지구와 웅천지구, 와성지구가 진척도 50% 미만의 빨간색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인천경자구역은 27개의 단위지구 가운데 단 한 곳만 '빨간색 지구'로 지정돼 대조를 보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2년 연속 평가 1위를 받은 것은 적극적인 외국 대학 유치와 같이 외국인 친화적 정주 여건 조성에 노력해 온 것으로 부진경자청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지역경제 전문가들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올해 58개 외국인투자기업으로부터 13억 700만 달러에 이르는 외자 유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배후에 부산신항이 있고 최상의 교통 네트워크까지 갖춘 점을 감안하면 그리 내세울 만한 실적은 아니라고 본다"며 "우수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자동차·조선·기계산업을 포함한 지역기반산업과 연계한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할 가능성이 어느 지역보다 높은 곳인 만큼 유리한 입지 조건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경영능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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