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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이 이번 사고를 북한의 소행으로 판단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은 사고 직후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팀과 공동으로 지난 6일부터 이틀간 현장 정밀조사를 펼친 결과 북한제 목함지뢰 3발이 터졌다는 결론을 얻었다.
먼저 폭발물 잔해를 분석한 결과 철제 용수철과 공이 등 5종 43점이 북한제 목함지뢰에 일치했다. 두 번째로 북한제라 하더라도 유실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봤으나 지형 구조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이 났다. 결국 조사단은 매설 위치와 위장 상태, 우리 군의 활동주기를 감안할 때 의도적인 매설이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군은 영상자료도 갖고 있으나 1차 폭발 화상이 없고 북한이 직접 매설했다는 100% 증거는 없어 북한 측의 부인과 성명전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목함지뢰는 소나무로 만든 상자에 폭약과 기폭장치를 넣어 만든 일종의 대인지뢰다. 북한군이 '목함 반보병지뢰(PMD-57)'로 부르는 목함지뢰는 구소련에서 2차 세계대전 때 개발한 간단한 나무상자 형태로 제작비가 싸고 살상력이 큰 게 특징이다.
전체 무게는 420g. 길이 22㎝, 높이 4.5㎝, 폭 9㎝이다. 상자 안에는 TNT 220g의 폭약이 들어 있어 살상 반경이 최대 2m에 이른다. 1m 이내에서 터지면 사람의 폐가 손상되고 3.5m 이내이면 고막이 파열된다고 한다. 폭발지점으로부터 13~15m에 이르는 창문을 파손할 정도로 위력이 세다.
주요 재질이 나무여서 물에 잘 뜨기 때문에 임진강·한탄강 수계와 강화군 일대 등 섬 지역에서 다수가 발견된 적이 있다. 민간인들이 호기심으로 만져 죽거나 다치는 사례도 있었다. 군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260여발의 목함지뢰를 탐색 및 수거했었다. 북한은 해·강안지역과 DMZ 인근 하천 주변 등에 목함지뢰를 대거 살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달 4일 터져 우리 군 부사관 2명을 다치게 한 목함지뢰는 목함에서 강한 송진 냄새가 나고 상자 안의 철재 잔해물이 녹슬거나 부식되지 않아 최근에 매설된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군은 6~7일 현장조사에서 터진 잔해물 5종 43개를 수거해 2010년 DMZ를 관통하는 한 지천에서 발견한 목함지뢰 부품과 비교한 결과 동일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당시에 수거된 목함지뢰에서는 아직도 송진 냄새가 난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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