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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국가 뒤덮는 선거리스크

인도·인니·브라질·남아공 내년 대선·총선 앞두고<br>포퓰리즘 정책 남발 취약한 경제 타격 우려


인도 등 주요 이머징 국가들에 내년에 강한 '정치'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인도ㆍ인도네시아ㆍ브라질ㆍ남아프리카공화국이 내년에 대통령 선거 또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만성 무역적자와 재정난ㆍ고물가ㆍ저성장 등으로 가뜩이나 취약한 이들 국가의 경제가 '선거 리스크'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가장 주목되는 나라는 내년 5월 총선을 앞둔 인도다. 인도에서는 여당과 야당이 벌써부터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2004년부터 집권해온 국민의회당이 집권연장을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의 주요 원인은 경제난이다. 2010년까지 연 8~9%의 고공 성장 행진을 해온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2011년 6.2%, 지난해에는 5%로 떨어졌다. 규제와 부정부패, 경제개혁 지연으로 해외 기업들이 속속 인도를 떠나면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여기에 양파 등 생활필수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계를 짓누르자 여당 지지도는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연합인 전국민주연합을 이끄는 제1야당 인도인민당(BJP)의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주지사가 경제를 살릴 총리 후보로 부각되면서 최근 지지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집권당이 이끄는 통일진보연합에서는 네루ㆍ간디 가문의 정치 황태자 라울 간디가 유력 후보로 부상해 민심 잡기에 나섰으나 최근 CNNㆍIBN 여론조사에서 모디의 지지율이 45%로 라울의 29%를 크게 앞섰다.

앨러스테어 뉴턴 노무라증권 정치 애널리스트는 "내년 신흥시장 총선 중 가장 중요한 선거가 바로 인도 총선"이라며 "만약 친시장주의자인 모디 후보가 총리자리에 오를 경우 경제개혁으로 적어도 7~8%대의 성장률로 복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연임 중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현 대통령의 뒤를 누가 이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4월 총선에서 차지하는 의석 수에 따라 7월 대선의 향배가 결정되는데 현재 친개혁주의자인 조코 위도도 자카르타 주지사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위도도의 당선이 현 경제구조를 크게 바꾸는 개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로버트 프라이어완데스포드 아시아경제 담당 이사는 그가 최근 자카르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데 동의하고 유류비 인상에도 반대했다는 점을 들어 "위도도 주지사 역시 시장친화적인 개혁을 선호하는 인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브라질과 남아공도 각각 내년 10월과 4~7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된다. 두 나라 모두 현 집권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나 각각 경제와 인종 문제가 불거지면서 선거에 변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브라질의 경우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저성장과 고물가로 정치권에 대한 여론의 불만은 날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중앙은행이 공격적 금리인상과 외환시장 개입으로 간신히 물가를 6% 이하로 끌어내렸지만 선거를 앞두고 경제정책에 대한 정치인들의 '립서비스'가 난무하면서 오히려 거시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아공에서는 현재 여당인 아프리카민족의회당의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인종 문제가 선거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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