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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올바른 이공계 특성화 교육

박찬진 전남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지난 수개월간 전국 대학들은 대학특성화사업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건 준비를 해왔고 최근 성적표를 받은 뒤 시끄러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당초 목적은 각 대학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더욱 집중하고 경쟁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자는 데 있었으나 교육부가 부수적으로 요구한 대학정원 감축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바람에 본연의 의미를 많이 잃어버린 느낌이다.

특성화사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사업단에 속한 학부생들이다. 정원감축 부분은 뒤로하고 본질인 학부생 교육에 대해 고민해보자. 현재 대학의 주요기능은 크게 교육과 연구로 이분화돼 있으며 교육을 이야기할 때는 학부생을, 연구를 얘기할 때는 대학원생을 떠올리게 된다.

학부생 현장실습 지도·관심 부족

어느 부분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이공계열의 경우 전공지식뿐 아니라 현장실무 능력을 요구한다. 현장실무 능력이란 졸업 후 산업현장에서 근무할 때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적용해 제품 생산공정을 이해하고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것이 연구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통상 이공계 대학원생은 문헌조사와 사례분석을 통해 문제를 이해하고 실험계획 설계 및 실험수행을 거쳐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문제 해결책을 찾는다.

한때 대학들은 '현장실무 능력 훈련'을 곡해해 기업체에 학생들을 파견하고 현장실습 교육을 실시하는 데만 몰두한 적이 있다. 그러나 기업은 영업상 비밀보호 때문에 제품생산 공정을 공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학교에 기업과 똑같은 설비들을 구축하기도 쉽지 않다.



해결책은 그간 학교에서 강점을 보여온 연구 부문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이공계 각 학과에는 전문가 교수진과 상당한 수준의 장비들이 갖춰져 있다. 공학인증교육(ABEEK)이 장려돼 많은 실험 및 설계 교과목들이 확충되고 있다. 3~5인이 팀을 이뤄 전공교육에서 습득한 지식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종합설계' 과정을 마쳐야 졸업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도교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학원과 연계 실효성 높여야

그러나 실제 교수들은 대학원생 지도에 비해 학부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바로 이공계 학부 특성화 교육이 지향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대학에서 시행하는 '학석사 상호연계 과정'이 이공계 특성화 교육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정규과정 3년6개월에 석사과정 1년6개월을 연계하는 것으로 학부 때부터 연구실에 배정돼 지도교수의 실질적인 지도를 받으며 실무능력을 기를 수 있다. 책임교육을 실현하고 실무에 적용 가능한 연구를 수행해본다는 점에서 참조할 만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지방의 대학원생 유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으며 또한 정부는 학부와 대학원을 별개가 아닌 하나의 대학으로 인식하고 지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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