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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삼성·LG전자 날선 신경전 유감
입력2011-03-01 17:09:53
수정
2011.03.01 17:09:53
노희영 기자
“우리가 시장 1등이다.” “우리 기술이 훨씬 더 좋다.”
국내 1ㆍ2위의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방전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인다. 최근 출시한 3D TV 신제품을 놓고 경쟁사의 기술력을 폄하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로 자신의 3D TV 기술이야말로 ‘차세대’ 기술이고, 상대방 기술은 수십 년 전에 나온 ‘진부한’ 기술이라고 깎아내리거나 상대방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를 비하하는 듯한 신문 광고도 내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양사가 벌이는 설전(舌戰)을 두고 ‘노이즈 마케팅(시끄럽게 소리를 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마케팅 기법)’이라며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특히 3D TV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에 있는 만큼 노이즈 마케팅으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마냥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해 글로벌 TV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1ㆍ2위에 올라선 두 기업의 마케팅 기법이 비방하는 수준밖에 되지 못하나 하는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다.
지난주 말에는 양사가 각자 입맛에 맞는 시장조사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 1위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시장 점유율 조사기관마다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수치가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인데 양사는 자신에게 유리한 데이터를 내놓은 조사기관이 가장 신뢰할 만한 곳이라며 홍보하기에 바빴다.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술력의 차이를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또 시장점유율을 두고 어느 시장조사기관의 숫자가 더 신뢰할 만한 지 따져보기도 어렵다.
유일한 방법은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각 사의 제품을 구입해 사용해본 소비자의 평가가 쌓이다 보면 시장은 기술력이 우수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마련이다. 이는 또 각 기업의 실적이라는 성적표로 연결된다.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이 말해주는 것을 굳이 상대방은 실력이 없다고 비방해야 하는 것인지. 최근 두 기업의 날 선 신경전이 씁쓸하게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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