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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이탈 독일 여객기…'자살비행' 가능성 부각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 추락해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가 조종사의 ‘자살비행’ 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저먼윙스 여객기 조종사 한 명이 사고 직전 조종실 밖으로 나갔다가 조종실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보도하며 사고의 원인이 자살비행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문은 사고 조사에 참여 중인 프랑스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사고기 음성녹음장치(CVR)에서 이 같은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 조종사가 바깥에서 가볍게 노크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이어서 문을 세게 두드렸지만 아무 답이 없었다”며 “이어 이 조종사가 문을 거의 부수려 드는 소리가 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조종사가 조종실 밖으로 나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지막 순간 조종실에는 다른 조종사 한 명만이 남아있었으며, 그가 조종실 문을 열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블랙박스 2개 중 회수된 CVR을 통해 확인된 이런 상황은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9·11 테러 이후 민항기 조종실에 조종사 1명만 남아있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조사 당국이 사고기 조종사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CNN은 사고기 조종실에서 의료관련 긴급 상황이 발생하거나 자살비행 임무 같은 모종의 범죄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피터 괼츠 CNN 항공분석가는 “조종사 한 명이 밖에 있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하지만 괼츠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사고기 조종실 내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조사 당국이 블랙박스 자료 공개를 꺼리는 가운데 테러 가능성을 조기에 배제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조사에 참여한 프랑스 고위 관료는 익명을 요구하며 “추락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조종사들의 교신이 없었으므로 고의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매우 제한적인 정보에 근거한 사견임을 전제로 “화창한 날씨에 보통 속도로 이렇게 길게 하강하면서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상하다”며 “아직 기술적 설명자료가 부족해서 사람에 의한 고의적 사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CVR 자료의 극히 적은 사실만 공개된 점을 들어 CVR 자료 전량이 확보됐는지도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고기가 마지막 8분간 산을 향해 급강하한 것은 조종사와 직접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갑작스러운 추락이나 비상 하강 등의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항공기 위치분석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사고기는 급강하 중에도 항로를 유지했으며 조난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유럽 대형항공사의 한 조종사는 “산을 향해 급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정황은 조종사의 이상 행동이 있었거나 (조종실에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사고 시나리오로 조종실 화재 등에 따른 기압문제로 조종사들이 의식을 잃는 돌발사태 발생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기내 기압장치가 고장 난 가운데 산소마스크가 작동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종사가 추락 이전에 의식이 없거나 사망한 상태였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실제로 2005년 8월 121명이 사망한 그리스 헬리오스 항공기 추락사고 때 이런 일이 있었다.

또 다른 항공 전문가는 이 같은 추정과 관련, “조종사들이 죽음을 택했거나 강요받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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