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참 특이한 나라다. 뭐든지 한국식으로 참 잘 바꾼다. 한국식으로 변형한 외국 음식들은 이제 별난 것도 아니다. 한국식 영어, 한국식 교육법 등 어디에든 한국 고유의 색을 덧입혀 우리 식으로 만드는 데는 우리 국민 누구나 재주꾼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국형 원조가 있다. 세계 개발원조에 어떤 한국 고유의 색을 덧입혀야 한국형 원조가 될까. 바로 우리의 경험이다.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된 세계 최초의 사례. 이것이 바로 우리 고유의 색이다. 다른 선진국은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만의 경험이다. 이렇게 차별화된 한국형 원조에 대한 세계의 기대도 상당히 크다. 한국형 원조는 뭐가 다를까. 선진국은 전문가들이 협력국의 필요를 분석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원조사업을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 정작 협력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협력국의 의사를 반영시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형 원조는 여기서 빛을 발한다. 협력국이 직접 한국의 비교우위를 판단하도록 돕고 그들의 의견을 우선순위에 둔다. 물론 그 타당성은 검증한다. 그리고 국제입찰을 통해 사업에 착수한다. 또 한국 고유의 새마을운동, 품앗이 정신 등을 소개하며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심어주는 데 주력한다. 이것이 한국형 모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제리와 르완다에는 국가 사정에 맞게 경제개발계획을 위한 정책자문을 주고 베트남에는 새마을운동을 알린다. 또 가족계획, 결핵․전염병 관리, 농촌종합개발, 전자정부 구축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는 비교우위 분야에서 특화된 원조사업을 한다. 아시아ㆍ아프리카 등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이런 한국형 원조를 기대하며 한국에 경제개발과 빈곤퇴치 경험을 전수해달라고 요청한다. 또 중동ㆍ아프간 국가들은 전쟁 후 재건 경험을 요청하기도 한다. 그래서 정부는 보다 내실 있는 한국형 원조를 완성하기 위해 개발경험을 적용한 한국형 원조 모델을 구축 중이다. 또 올해부터는 개발 경험 사례를 분야별로 정리해 콘텐츠화한다고 하니 협력국에서 환영할 일이다. 이제 협력국에게 남은 일은 한국의 경험을 살린 한국형 원조를 기반으로 성장해 그들의 색을 입힌 그 '나라형(形) 원조'를 창출 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할 때 해당국은 제2, 제3의 한국으로 새로운 신화를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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