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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올해 경제 소비회복에 달렸다

[한국경제 분야별 진단] <2> 경제연구원장에게 듣는다

올해은 우리 경제의 장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이후 우리 경제는 경기순환상의 고점이 조금씩 낮아지면서 경제가 탄력을 잃어가고 있다. 2006년은 지난 2년여의 침체국면을 벗어나 회복기조에 들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을 거쳐 다시 장기침체 국면으로 빠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시기이다. 향후 침체국면에서의 탈출 여부는 내수경기가 좌우한다. 내수 중에서도 GDP의 50% 이상을 점하는 민간소비의 회복에 달려있다. 경기 부양책, 부작용 낳기 쉬워 수출경기는 비록 선진국 경기가 일부 둔화되더라도 중국과 인도 등의 개도국들의 경기가 받치고 있어 여전히 경제성장을 지탱하는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설비투자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더라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중이다. 늘어나는 수출을 뒷받침하고 높아지는 설비투자 압력에 부응하여 적어도 5% 대의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민간소비는 쉽사리 움직일 것 같지 않다. 마치 깊은 늪에 빠져있는 느낌이다. 비록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민간소비는 우리 경제의 핵심 부분이다.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90년대 내내 민간소비의 년 증가율은 7% 내외를 기록하며 경제성장률을 웃돌았다. 그런데 2003년 경기침체 때부터 급격히 줄어든 소비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2005년에는 겨우 2%를 상회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2003년 이후의 갑작스런 소비의 침체 원인의 첫째는 가계 실질소득의 감소로 인한 구매력 약화 때문이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되고 고유가로 인한 물가불안, 이로 인하여 화폐의 실질가치가 감소하였다. 최근의 경제성장률은 4%에 육박하고 있으나 실질 총국민소득 증가율은 거의 0%에 가깝다. 둘째는 가계부문의 유동성 제약 때문이다. 2002년 경기부양을 위한 카드 남발과 소비자 신용확대는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가계부채의 급증을 가져왔다. 높은 가계부채와 신용불량자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여서 지속적으로 가계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의 확대 때문이다. 경제의 침체국면이 장기화되고, 정치 사회적인 불안감이 높아지면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인다. 예비적 저축(precautionary saving)의 동기가 작용하여 소비침체를 가속화 시킬 수도 있다. 일본은 1999년 초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정부에서 무료로 상품권의 일종인 ‘지역 진흥권’까지 나누어 주었으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이를 소비하기보다는 현금으로 바꾸어 저축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우리나라도 물가수준의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총저축률이 2002년의 31% 수준에서 2004년에는 35.9%까지 높아졌다. 결국 올해도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복원력을 상실한 민간소비를 살려내는 일이다. 경험한 바와 같이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소비부양은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작용을 낳기 쉽다. 지금과 같이 가계의 소비여력이 한계에 있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소비를 진작하는 해결의 실마리를 기업의 설비투자에서 찾아야 한다. 투자가 고용을 창출하고, 고용이 소득을 높이고, 소득이 소비를 살려 경기의 선순환구조를 복원하는 일이다. 좀 돌아가는 듯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기업의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투자 늘려 경기 선순환 복원을 둘째는 미래에 대한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불안 요소를 제거하는 일이다. 경기회복을 위한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정치적 안정을 기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일이다. 셋째는 고부가가치 및 고기능의 신제품 개발하여 새로운 소비를 창출하는 일이다. 최근 일본의 경기 회복에도 이러한 기업의 노력이 소비를 이끌어내는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넷째는 신속한 가계부채의 구조조정을 통하여 정상적인 소비활동을 가능케 도와주는 일이다. 이와 더불어 중ㆍ저소득층에 대한 조세감면 및 이들에 대한 재정확대 정책을 통하여 실질 근로소득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어우러진다면 우리 경제가 탄탄한 소비기반을 회복하여 새로운 성장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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