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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단녀'를 사전 차단하라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넝굴당(넝쿨째 굴러 들어온 당신)'에서 '경단녀(결혼 후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가 주목받은 후 최근 들어 새삼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단녀의 일자리 대책이 박근혜 정부의 주요 여성 정책 의제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13일 여성취업 지원을 담당했던 기존의 '새일센터'를 대폭 확대해 '경단녀'들을 위한 특화된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나섰다. 때마침 같은 날 CJ그룹은 앞으로 5년간 5,000개의 여성 일자리를 만드는 '여성 리턴십(직장복귀)'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이들에게 정규직 사원과 똑같은 복지 혜택을 적용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대부분의 경단녀는 집안 일과 직장 일을 모두 잘 해야 한다는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시달리다 결국 자발적인 경력단절을 선택하는 경우다. 따라서 정부의 경단녀 재취업 지원책 마련 촉구나 CJ그룹의 리턴십 프로그램 확대 등은 다 반갑고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정부나 여론이 기업들에 현실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경단녀를 구제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CJ그룹의 경우 그룹 특성상 식품ㆍ쇼핑ㆍ문화콘텐츠 등 여성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만 실상 다른 기업들이 동참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기업 임원들은 "회사를 그만둔 여성들이 (지레 겁먹고) 재취업을 시도하지 않을 뿐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도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많은데 굳이 감각이 뒤떨어진 여성들을 고용해 교육비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난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경단녀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대책 마련 등 사후약방문에 주력하기보다는 이들이 고뇌와 갈등 속에 결국 경력단절을 선택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보육 시스템이나 기업의 워킹맘 배려 프로그램이 정착돼 경단녀의 확대를 사전에 막는 예방책이 핵심이 아닐까.

경단녀의 잠재노동력이 시장에 흡수될 경우 현재 제자리걸음인 전체 여성 고용률은 48.4%에서 63%로 높아지고 여성의 근로소득 총액도 6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경단녀는 우리 경제 손실의 또 다른 이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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