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부국 캐나다가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나다는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자체 생산을 늘리고 있는 미국 대신 전세계 자원의 블랙홀인 중국과의 거래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캐나다 전체 무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7.7%로 10년 전의 80.8%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환태평양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9.5%에서 15%로 늘어났으며, 이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2%로 절반에 달한다. 조 올리버 캐나다 자원부 장관은 이에 대해 "수출 시장 다변화는 정부의 근본적이고 전략적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향은 특히 자원이 풍부하고 중국과 가까운 캐나다 서부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9년 브리티시콜롬비아(BC)주의 전체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4.9%로 늘었다. 반면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51.2%에서 42.7%로 줄었다. 현재 BC주는 아시아 지역과의 수출 비중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220억달러를 들여 기반시설 정비에 나섰으며, 앞으로 10년 동안 250억달러를 더 투자할 계획이다.
이처럼 양국간 경제 협력이 강화되면서 캐나다에 대한 중국의 투자도 늘고 있다. 중국의 캐나다 유정에 대한 투자는 이미 지난 2009년부터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의 투자액은 128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중국의 국영기업들이 캐나다에 대한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의 국영 에너지업체인 시노펙은 캐나다의 석유가스개발 업체 데이라이트 에너지를 21억 2,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캐나다의 오일샌드 업체 OPTI를 2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도 15억달러를 들여 캐나다의 비금속업체인 텍 리소스의 지분 17%를 인수했다.
WSJ는 이에 대해 양국간 투자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변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지난 2004년 중국의 국영 광산기업인 우쾅집단공사는 50억달러를 들여 캐나다 광산업체 노란다 인수에 나섰으나 캐나다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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