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마련할 대선기획단은 3선의 유승민 의원 등 박 후보에게 쓴소리를 마다 않는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대선기획단이 추석을 전후해 구성할 선대위에는 이재오ㆍ정몽준 의원 등 비박계 인사의 합류가 점쳐진다. 이와 동시에 박 후보와 인연이 없던 중도개혁 인사를 영입하겠다는 게 박 후보 측의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박 핵심 인사가 후선으로 물러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표면적으로 외연을 확장해도 핵심적 역할은 친박계가 맡아 '보이지 않는 손'을 작동할 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박 후보가 대선 후보로 첫날을 맞은 21일 박근혜 캠프의 최대 화두는 대통합 인선이었다.
그 첫 단추로 박 후보 측은 유 의원을 대선기획단장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캠프에서 정책메시지 총괄단장을 맡았던 유 의원은 최경환ㆍ진영 의원과 함께 박 후보의 핵심 측근이었다. 올해 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전후해 박 후보를 비판하면서 한때 사이가 멀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개혁적 성향을 지녔고 경제와 정치에 두루 밝은 유 의원이 어떤 식으로든 대선에 합류할 것이라는 게 친박계의 중론이다. 김무성 전 의원과 진 의원 역시 대선기획단이나 선대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조만간 경선에 참여한 비박 주자들과 만나고 비박계를 대표하는 이ㆍ정 의원을 선대본부에 영입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박 후보는 전날 후보 선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의 선대위 인선에 대해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당연히 함께 해나갈 수 있다"고 답했다. 박 후보 측의 한 핵심 관계자는 "새누리당 안에서 정치생활을 계속해나가기 위해서라도 이ㆍ정 의원이 당의 대선 후보를 돕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동시에 전 정권 인사 등을 포함해 중도개혁 인사 영입도 추진 중이다. 경선 캠프의 김종인 공동위원장은 여러 인물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국가미래연구원 등 박 후보의 측근 그룹에 진보 진영 인사가 다수 합류해 있다.
현실적으로 국정운영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만 따져봐도 전 정부 인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박 후보 측의 판단이다. 박 후보 측근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비박계는 물론이려니와 DJ와 노무현 정권 때 참여했던 인사들조차 끌어안고 지역ㆍ세대ㆍ계층ㆍ이념을 넘어서 대대적인 선대위가 구성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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