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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렸던 미술시장 기지개 켜나

중견작가 개인전 하반기 봇물<br>9월 '가을 메이저경매' 관심



미술시장의 회복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뉴욕발 금융위기 이후 끊기다시피한 대형 화랑들의 중견작가 개인전이 하반기부터 봇물을 이룰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략 10개월 여 만이다. 불황이 시작되면 미술품 등 문화 소비재에 대한 지출이 우선 줄어들기 때문에 화랑들은 이를 감안해 소수의 마니아를 공략하는 초고가 작품이나 혹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망ㆍ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양극화 전략'으로 스탠스를 바꾼다. 따라서 환율 상승으로 외국 작가 전시는 대부분 취소되고 작품가가 높은 중견 작가의 개인전은 감소하는 등 시장은 위축됐고 젊은 작가 그룹전과 각종 기획전이 주를 이뤘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는 이우환ㆍ이강소ㆍ전광영ㆍ박항률 등 주요 작가들의 전시가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다. 수개월 이상 기획과 준비 과정을 거쳤지만 중견 작가의 개인전을 열었다가 경기 침체로 관심과 판매가 부진할 경우 작가와 화랑 모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김윤섭 미술경영연구소 소장은 "시장의 기대심리와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 변화가 포착된 것이기 때문에 대형 화랑들이 중견작가 개인전을 과감히 연다는 것 자체로도 시장 회복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들 작가는 미술사적 입지 뿐 아니라 시장지표로서도 중요하다. 최병식 경희대교수가 분석한 한국미술정보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낙찰 총액이나 평균 낙찰가, 낙찰률 등에서 모두 상위 50위 내에 든다. 이우환은 2007년까지 지난 10년간의 경매 낙찰총액이 약 250억원에 달해 박수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또 미술시장이 호황이던 2005~2007년 3년간의 '작품당 낙찰가격 변동률'을 보면 박항률은 362%, 이강소는 210%씩 각각 상승했다. 일본에서 활동중인 이우환의 개인전은 28일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시작해 10월9일까지 열린다. 1970년대 일본 미술계를 주도한 모노하(物派)의 창시자로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에 초대되는 등 국제적인 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2003년 삼성미술관 전시 이후 6년 만인 이번 국내 개인전에서는 돌덩어리 철판 등 재료의 물성을 극대화시킨 조각 설치물을 주로 선보인다. 특히 이우환은 '미술시장의 바로미터'로 통하기 때문에 지난 6월에 열린 미술품 경매에서 그의 작품가가격이 상승세로 접어들어 미술시장의 회복이 점쳐지기도 했다.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는 '한복입은 여인'으로 유명한 박항률의 개인전을 4일부터 27일까지 연다. 처음으로 선보이는 150~200호 대작 등 신작 40여점이 전시된다. 사간동 갤러리현대는 이강소의 20년간 작품세계를 짚어보는 대규모 개인전을 9월8일부터 27일까지 연다. 힘찬 붓질로 그려낸 반추상 회화들은 '오리 그림'으로 불리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한지작가' 전광영의 4년만에 국내 개인전은 청담동 더컬럼스 갤러리에서 9월2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그 동안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활동이 더 활발했던 작가다. 한편 9월에는 국내 최대의 국제아트페어인 키아프(KIAFㆍ9월 18~22일)를 비롯해 서울옥션과 K옥션, 아이옥션 등 미술품 경매회사의 가을 메이저경매도 열릴 예정이라 시장 경기가 어떻게 반영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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