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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돈을 드러내지 않는 은밀한 부자들

■ 새로운 부자들 (짐 테일러 외 지음, 마젤란 펴냄)


부자라는 단어를 들으면 흔히들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유명인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부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오히려 많은 부자들은 일반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은밀하게 살아가고 있다. 시장조사 컨설팅 회사인 해리슨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저자들이 미국 내 부자 6,000여명을 인터뷰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1%에 속하는 100만 가구가 미국 전체 자산의 3분의 1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각각이 보유한 유동 자산이 최소 500만~1,000만 달러에 이른다. 저자들은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들을 ‘새로운 부자들’로 규정하고 심층적으로 파고 들었다. 새로운 부자들의 핵심적인 특징은 ‘은밀한 부(stealth wealth)’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사 결과 부자 가운데 89%는 “돈을 드러내지 않는 은밀한 부의 중요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부자 중에는 중산층에서 평범하게 자라 순전히 본인의 통찰력과 노력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많다. 저자는 “새로운 부자들은 미국 교외 지역과 도시에서 성장해서 열심히 일하고 행복과 성공을 추구하며 즐거움을 누리는 법을 배운 사람들”이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났으며 중산층의 가치, MBA 과정, 정보화 시대를 경험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이들은 부자가 된 후에도 마음 속으로 여전히 중산층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돈에 대한 가치와 목적에 대한 반응을 기준으로 부자들을 5가지 그룹으로 나누었다. 먼저 돈이 자신의 삶을 바꾸지 못하게 노력하는 ‘이웃(neighbor)’이 18% 정도이다. 이들은 돈을 쓰고 과시하는 데 보수적이며 주변 사람들과 편하게 잘 어울린다. 돈에 대한 책임감과 영향력 때문에 고민하는 ‘레슬러(wrestler)’는 24%를 차지한다. 이들은 스스로 과소비에 물든 것은 아닌지 고민하며 타인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13%에 이르는 ‘매버릭(maverick:개성이 강한 독립적인 사람)’은 많은 부를 소유했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열정에 따라 또 다른 도전의 길을 걷는다. 이밖에 돈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디렉터(director)’는 30%, 마음 편하게 소비하면서도 자선 활동에도 열심인 ‘패트론(patron)’은 약 15%이다. 저자는 “사회가 부를 소유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신을 찾아내고 그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부자들에 대한 기존의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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