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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中 남부 '세계의 공장' 활기 되찾나

생산·고용 회복세<br>광둥성 공장지대 내수부양책 힘입어 산업생산 확대·일자리 크게 늘어<br>"수출 증가는 한계… 지속성장 위해 산업구조 내수 위주 바꿔야" 지적



중국 경제가 최근 V자형의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국 남부의 공장지대도 급속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세계의 공장'중국의 상징과도 같았던 중국 남부 광둥성 일대는 최근 산업생산이 늘고 고향으로 떠났던 농민공들이 다시 돌아 오면서 이전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생산 증가는 해외 수요 보다는 중국 정부의 내수 확대책에 힘입어 이뤄진 것이란 점에서 전혀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주요 수입국이었던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수입 수요를 크게 늘리지 않을 경우 성장 회복에는 곧 한계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금융위기 이전처럼 급속한 수출 증가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이젠 산업구조를 수출 위주에서 내수 위주로 빠르게 전환하지 않으면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되살아나는 산업 생산, 활기 띠는 고용 시장=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농민공들이 대거 떠나면서 썰렁했던 중국 남부 광둥성 일대 인력 시장이 일부 업종에 구인난이 생길 정도로 새로운 활기가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둥관지역의 한 컴퓨터 부품공장의 취업창구에서는 임금이 작다며 떠나려는 노동자들과 이들을 잡아 두려는 공장 직원들 사이에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임금협상에 참가했던 20대 초반의 후앙 자매는"오버타임을 포함해 최소한 1,500위안(220달러)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곳은 도저히 안되겠으니 다른 곳을 알아 봐야겠어요"하며 자리를 떴다. 한 동안 중국 내에서 찾아 보기 어려웠던 이른바'취업 쇼핑'의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물론 지난 8월이후 공장 생산이 늘면서 신규 일자리 수가 급격히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공장 관계자는 "남자 농민공들의 평균 월급이 1,400위안인 데 비하면 20대 초보 여성 기능공의 월급으로 1,500위안은 너무 높다"면서 "최근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임금을 높여 부르는 농민공 취업자가 많아져 인력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올 1~8월 전국의 신규 취업자 수는 757만명으로, 올해 목표치인 900만명의 84%를 이미 달성했다. 또한 현재 각 지방 정부의 평균 실업률은 4.3%로, 금융위기 직후의 9~10%에 비해 급격히 낮아졌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잃은 중국인 수는 무려 4,100만명으로 전 세계 실직자의 40%에 달했었다. ◇경기 회복세 불구 수출 증가는 아직 멀어 =중국 남부 광둥성에 자리 잡은 광저우, 선전, 둥관 일대는 30년전 시작된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의 초기 거점이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로 향하는 중국 수출의 전초기지였던 곳이다. 톈진, 상하이 지역이 국가적 차원의 대형 기업 위주의 핵심전략 산업을 집중 유치했다면, 광둥성 일대는 신발, 인형, 섬유, 피혁, 전자, 가전 등의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있으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다종다량의 생활 필수품들을 물밀듯 쏟아내던 곳이다. 최근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부문의 급속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발표한 중국의 3분기 국민총생산(GDP) 증가율은 8.9%(전년동기대비)에 달하고 산업생산도 13.9%의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수출은 유독 -15.2%로 2분기에 비해 감소세가 다소 줄었을 뿐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면치 못했다. 광둥성의 경우도 지난 9월 한달간 수출량이 8월에 비해 11%나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대비로는 오히려 12% 하락한 346억8,000만달러에 그쳐 수출 회복이 여의치 않음을 보여줬다. 이는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이 지체되면서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입 수요의 증가가 예상외로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올 들어 경상수지적자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반덤핑 관세 부과 등 각종 보호조치를 동원,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억제하는 대신 자국산 제품의 수출을 늘리려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재도약 위해선 산업 구조조정이 필수 = 중국의 최근 급속한 성장세에 대해서는'스테로이드 성장(Steroid Growth)'이라는 비판이 있다. 중국 정부가 올 들어 4조위안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쓰면서 내수 경기를 인위적으로 밀어 올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세계은행도 최근중국의 올해 성장률 기여도중 75%가 정부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정부주도의 경기부양의 효과가 사라지고 나면, 이것이 민간부문의 소비 및 투자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한, 중국 경제의 성장세는 금방 꺽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경기 회복기를 구조조정의 호기로 잘 활용해야만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재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밀어준 내수 수요나 일시적인 수출 수요의 증가에 기대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이 어렵다는 얘기다. 경쟁력이 낮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업종이나 기업들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품질이 떨어지는 조악한 제품을 싼 값에 대량으로 공급하면서 성장을 추구하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는 지적이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중국 경제의 반등은 (부양책에 따른) 자기 만족적인 것이라, 앞으로 수 년간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면서"공급 위주의 중국식 성장 모델은 과잉생산과 자산 버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어 내년 중반께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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