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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10월 30일] '서프라이즈' 지속하려면

정말 '서프라이즈(Surprise)'다. 지난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2.9% 성장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기회복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성장률은 정부 당국자는 물론 경제 전문가들도 놀랄 정도의 높은 수치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과 달리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상수지도 올 들어 수출호조 속에 9월까지 32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 연말까지 4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여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설비투자부터 제대로 살아나야 사실 올 초만 해도 한국 경제는 짙은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금융위기의 충격파 속에 치솟는 원자재가와 유가, 환율 등 수많은 불안정한 변수들 때문에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ㆍ환율효과 등에 힘입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경기흐름의 중요 변수인 소비심리도 최근 들어 TV 등 가전제품 중심의 내구재와 남성복 등의 판매도 상당히 증가할 만큼 대폭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높여주고 있다. 이런 현상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조기에 극복한 우리의 저력이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3ㆍ4분기 성장률에 대해 "재정ㆍ환율ㆍ유가 등의 제약 요인을 감안할 때 말 그대로 'Surprise'에 해당한다"고 한 것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정부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최근 올 연간 경제성장률에 대해 플러스 성장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할 만큼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내외적으로 불안요소가 너무나 많아 단정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당장 수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환율이 강세로 점차 돌아설 것이라는데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에서는 내년도 원ㆍ달러 환율을 900원대까지 내다볼 정도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 내부역량 강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먼저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중심축인 투자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3ㆍ4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기 대비로는 8.9%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8.7%의 마이너스 상황이다. 또 기업 구조조정 성과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IMF 때와는 달리 정부가 이번 위기상황에서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과감한 구조조정 유도정책을 취하지 않았다. 잡 셰어링과 같은 상생정책을 펴는 분위기 속에서 부실기업들을 제대로 정리하려는 의지가 약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 및 기업 구조조정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국 경제의 경쟁력과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현재의 높은 성장세가 무엇보다 정부의 과감한 재정정책에 기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성장 추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즉 민간분야를 축으로 한 우리 경제구조의 체질 강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서는 경기회복이 제대로,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구조 체질 강화도 시급 적절한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 산업의 역량을 최대한 키워가지 못한다면 3ㆍ4분기의 '서프라이즈 성장'은 일시적인 깜짝 실적에 그칠 것이다. 내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많은 국가들이 출구전략을 본격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기업들의 대내외 경영환경이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때문에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노력은 더욱 절실하고 시급하다. 정부도 기업들이 이같이 움직일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서프라이즈한 실적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는 핵심적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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