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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치솟던 잠실 전셋값 하락 왜

'5년새 3배' 과도한 상승에 자녀교육 끝난 세입자 많아<br>이탈가구 늘고 유입은 줄어<br>최고 5000만원 빠졌지만 매물 소화되지 않고 쌓여

전셋값 폭등에 따른 재계약 포기와 타지역 전세 희망자들의 관망세 전환으로 잠실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며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인근 중개업소 벽에 붙은'급전세' 벽보가 눈에 띈다. /서울경제 DB



1만5,000여 가구에 달하는 미니 신도시급 주거단지임에도 전세매물의 씨가 마를 정도로 전세수요가 높았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에서 전세매물이 속속 등장하는 한편 전셋값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 비해 호가가 2,000만~3,000만원 가량 하향 조정된 매물들마저 소화되지 않고 있어 그 사연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25일 잠실동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에서 전세매물이 하나 둘씩 쌓이면서 시세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스 84㎡(이하 전용면적)의 전셋값은 지난달 말 6억7,000만원이었는데 현재 6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엘스 84㎡의 전셋값이 최고 7억원을 찍었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5,000만원 가량 떨어진 셈이다.

리센츠 84㎡ 역시 지난달 말 7억2,000만원에서 현재 7억원으로 가격이 조정됐고 트리지움 84㎡도 6억8,000만원에서 6억5,000만원으로 3,000만원 가량 빠졌다. 잠실동 P공인 관계자는 "현재 엘스 84㎡ 전세매물이 10건 이상 나와있고 리센츠와 트리지움에서도 84㎡ 매물이 하나둘씩 늘어가는 상황"이라며 "항상 전세매물이 품귀현상을 빚었던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매물이 소화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셋값 하락과 전세매물 누적 현상이 너무 비싼 전셋값으로 전세 수급 불균형이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잠실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과도하게 오른 탓에 재계약을 포기하는 가구 수는 늘어나는 반면 새롭게 유입되는 가구 수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와 업계에 따르면 엘스·리센츠·트리지움 84㎡의 전셋값은 2008년 말 2억5,000만~2억7,000만원에서 2013년 11월 현재 6억5,000만~7억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이와 함께 양호환 교육 환경의 필요성이 다한 주민이 생겨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입주한지 5년이 넘은 아파트다 보니 대학진학 등으로 자녀교육이 끝나가는 세입자가 늘어나면서 굳이 전셋값을 올려주며 재계약 할 이유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타 지역에서 잠실로의 입주를 희망하던 전세 수요자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셋값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관망세로 돌아서 점차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잠실동 C공인 대표는 "일부 집주인들은 자녀 교육 부담이 사라지면서 일산 등에 월세로 내놓았던 본래 주거지로 돌아가는 추세"라며 "엘스와 리센츠의 경우 내년 가을이면 입주 6년 차가 되기 때문에 재계약 포기 및 이탈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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