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이날 오후 전국유통상인회, 전국편의점주협의회, 농심특약점협의회 등 ‘을’의 입장을 대변하는 다양한 유통연합단체들과 함께 서울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남양유업 측은 대국민사과 전에 대리점주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며 ‘갑’의 횡포를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승훈 협의회 총무는 “오전에 사측의 발표를 보고 다시 한 번 가슴이 미어졌다”며 “잘못은 대리점에 했는데 사과는 국민에게 하는 것은 뭔가 앞뒤가 바뀐 것이며 국민에 대한 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협의회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다고 했는데 그럴 필요 없다”며 “우리는 정정당당하게 싸웠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 대리점주는 “10년간 사측에 하소연을 했고 절규를 했는데 결국 욕설 파문 하나로 사측이 대국민사과를 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사측은 협의회 측에 진정성있는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협의회는 사측에 제품·파견사원의 속칭 ‘밀어내기’등 불법행위에 대한 사죄, 대리점주에 대한 사과, 근본적 재발방지를 위한 단체교섭과 이를 위한 협의체 구성 지원, 피해 대리점에 대한 실질적인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각종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사측의 대국민사과를 비판하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성춘일 변호사는 “협의회는 올해 1월부터 시위를 했는데 사측은 여기에 아무 관심도 없다가 문제가 커지자 돌연 사과를 한 것”이라며 “사측에 대한 추가적인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진걸 경제민주화국민본부 사무처장도 “집회 전 김웅 남양유업 대표가 사과를 한다며 협의회 측을 찾아왔는데 이는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며 “전산자료를 조작해 제품을 강매한 규모를 낱낱이 밝히고 대리점주에 먼저 사죄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협의회 소속 10여명의 대리점주들은 같은 장소에서 사측에 ‘밀어내기’ 관행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규탄 집회를 102일째 이어갔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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